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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인터넷 헌책방을 순례하다가 한 책방에서 괜찮은 책들이 있길래 구입했는데 , 오늘 도착했습니다.

<러시아 통신>은 일본의 유명한 수필가 요네하라 마리의 책입니다. 이 분의 책은 우리 나라에 16권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정도의 시장가치가 있으니까 번역이 되었겠죠? 서점에서 몇권 읽어 봤는데 문장이 착착 달라붙고 대단한 박학인이더군요. 최근 읽은 일본 에세이 중에는 기타노 다케시의 에세이(그 중에 <생각노트>가 단연 압권!) 랑 요네하라 마리의 책이 인상적이네요. 여차하면 이 분의 책을 다 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청춘이 아니라도 좋다>는 우리나라 국민배우 안성기씨의 평전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평전의 저자가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 무라야마 도시오라는 점입니다. 작가는 1994년 도쿄국제영화제에 통역을 맡으면서 안성기씨를 알게 되었고 그의 인품에 빠져들어 평전까지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평전이 특이한 점은 안성기씨만의 인생사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영화를 촬영할 당시의 한국 현대사를 같이 살펴보는 방법을 취했다는 점입니다. 한 명의 위대한 영화인의 뒤에는 험난한 현대사라는 무대가 있었다는 것을 같이 보여주는 것이죠. 


<명작을 읽은 권리>는 경향신문 문화부 기자를 맡고 있는 한윤정씨가 쓴 책입니다. 작가는 명작을 해석할 때 정답이나 오답을 찾기보다 다양한 해석으로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명작을 읽을 권리'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소설 뿐만 아니라 영화까지 포함되며 소설과 영화사이의 차이와 연결지점까지 섬세하게 읽어내고 있습니다. 편한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지만 긴 여운을 주는 책인 것 같네요.

<광학적 미디어 : 1999년 베를린 강의 예술, 기술, 전쟁>는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책으로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을 구입하려고 앞의 세권의 책을 구입했네요. 키틀러의 명성은 익히 알려져 있었죠. 키틀러는 "디지털 시대의 데리다" 라며 미디어 철학의 대가입니다. 국내에는 번역되어 있지 않지만 <축음기, 영화, 타자기>는 미디어 철학의 탁월한 저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광학적 미디어>는 199년 베를린 강의를 엮은 것으로 키틀러 철학의 핵심을 간추려 놓은 것입니다. 키틀러는 예술적 미디어, 아날로그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라는 세겹의 서사에 따라 시대를 르네상스, 종교개혁, 반종교개혁, 계몽주의, 낭만주의로 구분하고 미디어가 어떤 작용을 하였는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작년에 재번역된 레지스 드브레의 <이미지의 삶과 죽음>과 같이 보면 좋을 듯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