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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매체는 인지도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알면 남들도 알거라고 손 쉽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자기 아는 매체라면 영향력 있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합리적인 생각이죠.

언론은 온갖 이해가 소용돌이치는 공간입니다. 물론 안 그런 곳이 얼마나 있겠냐만, '홍보'와 '평판'을 관리하는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홍보와 평판은 돈과 권력이 직결되기 때문에 쉽게 보면 안됩니다. 따라서 인지도라는 것은 돈과 권력이 연결된 중요한 고리입니다.

조중동이 대단한 이유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신문이 얼마나 쓰레기 같던 간에, 조중동에 인터뷰가 실린 다는 것은 온 국민들이 다 알 수 있다는 가능성이 됩니다.

'가능성'이라 말하는 건 실제 이 가능성이 실현되는 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조중동을 꼼꼼히 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다만 저번에 너 조선일보와 인터뷰 했다며, 그거 좀 중요한가 보더라 라고 누군가 한 마디 흘려주면 가능성이 실현됩니다. 군소 온라인매체에서 아무리 떠들어 봤자,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르는 거기때문에 소용없죠. 이 가능성이 홍보담당자, 더 나아가 정책 결정권자에게까지 뻗으면 돈이 실현되는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조중동은 종이매체로써 굉장한 영향력을 가졌습니다. 조중동은 이 영향력을 자본 삼아 방송을 시작한 겁니다. 디지털 시대로 이행되면서 급격히 부수가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영향력을 유지하자면 거대한 기자 조직을 유지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은 부차적인 것, 각종 자회사들과 사업을 철수하는데 그치고, 매체 자체에 대한 구조조정을 선택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수익 구조를 만들자니 두렵기만 합니다. 디지털 쪽에서 수익을 내려면 두 가지가 선결돼야 합니다. 하나는 플랫폼, 하나는 DB.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자신있는게 없습니다.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는 통신사 밑으로 들어가거나 대대적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 투자규모가 천억대입니다. 그리고 이 플랫폼을 뒷받침할 DB가 제대로 구축돼 있냐? 그것도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에 부랴부랴 도입한 DB와 검색시스템으로는 디지털 환경에 맞는 컨텐츠를 제작할 실력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렇다고 디지털 쪽 사업 시도를 전혀 안한 것은 아닙니다. 멀티미디어 컨텐츠 만들기 위해 방송제작 자회사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시험적으로 온라인에 동영상도 달아보기도 했죠. 그런데 하는 족족 실패합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게 종편인 겁니다. 이들도 방송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 그리고 다른 영역으로 가서 쉽지 않다는 걸 몰랐을리가 없습니다. 어렵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각종 특혜에 매달렸던 겁니다.

하지만 간과한 사실이 몇 개 있는데, 가장 큰 건 신문에서의 영향력이 방송에서도 이어진다고 본 겁니다. 쉽게 얘기를 하면 취재할 때 조선일보 기잔데요, 라고 말하는 것과 월간 베팍 기잔데요 라고 말하는 건 큰 차이가 있겠죠? 이건 취재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마찬가집니다. 한 두번이야 그냥 신문봐서 해주겠지만, 계속 영업을 도와줄 이유가 없는 거죠.

밑의 기사에서 꼴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 몇몇이 신문의 영향력에 취해있기 때문입니다. 신문에 있을 때는 그리해도 별 문제 없었거든요. 그때는 자기들이 갑이었고, 자기가 누군지 왜 이걸 해야 되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알아서 맞춰줬으니까요. 방송 가서도 갑질하니, 꼴갑 소리를 듣는거죠.

그 다음은 신문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자기들도 두려워했던 부분이고, 미래에 가망이 없다고 봤기에 종편에 뛰어든 것이긴 한데, 생각보다 빨리 영향력이 사라졌습니다. 신문에서 아무리 물량공세를 해도 여론이 꿈틀대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광고주들 협박을 해봐야 광고영업이 안 되는 겁니다.

영향력이 사라진 이유에 있어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과도한 가카 빠돌이 짓이 영향을 안 미쳤다고 보긴 어려울 겁니다. 가카 4년동안 가카가 신뢰도를 잃은 만큼 조중동도 신뢰를 잃었으니까요.

이런 것 말고도 방송과 신문의 근본적 제작 방식의 차이도 있습니다만, 이건 기회가 되면 얘기하지요.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텐아시아 강명석 편집장의 다음의 글이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a_id=2012020711250334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