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또 씁니다. 김용민 까기 ....
- 작성일
- 12-04-06 11:40
와서 정치글만 쓰는 것도 좀 그렇고, 개인적으로 일도 바쁘고 해서 요즘 눈팅만 가끔했었는데.
뭐 일단 온김에 정치글 또 씁니다. -_-a
김용민 건으로 사찰이 묻히는 것 같아 논란을 키우고 싶지 않았는데, 뭐. 저같은 듣보가 글하나 쓴다고 사찰이 묻히고 할 것 같지는 않아서 ..
(일일 방문자 0.3 명 정도 되는 블로그에 썼던 글이라 반말투입니다.)
김용민 옹호자들이 관타나모에서 미군의 범죄 사실을 들어, 부시와 라이스가 이라크 전쟁의 주역이었음을 들어 그들을 욕한 것은 죄가 아니라는 식의 변명을 하는 모양이다.
우선 부시와 라이스가 욕을 먹는다면, 김용민이 말로 했던 그것을 실제로 자행했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것이며 그와 같은 일을 하자는 말이 전혀 용납될 수 없는 것임을 밝혀둔다.
그러나 이 글의 주제는 '관타나모에 대한 분노'설이 전혀 김용민의 변명이 될 수 없음을 밝히는 것이다.
참고로 어느 글에선가 보았는데, 관타나모는 2005년에 알려졌으므로 2004년 방송의 소재가 아닐 것이고, 만약 '분노'의 소재가 있었다면 그것은 아부그라이브의 학대 사건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건 소소한 사실 오류이고, 정말 그렇다면 관타나모에 대한 분노를 아부그라이브에 대한 분노로 수정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문제는 그게 아니다.
김용민의 발언의 개요는 이렇다. 우리나라가 테러를 당할 지도 모르는데, 국내에 사전 테러를 몇 번 한다던지, 혹은 한국에서 먼저 미국 - 부시와 럼스펠드, 라이스에게 테러를 함으로써 우리나라에 가해질 테러를 막자는 것이다. (미군의 반인간적 범죄에 대한 분노로 보기에는 뭔가 스토리가 이상하다.)
김용민의 발언이 있었던 2004년 겨울은 부시의 충실한 친구 한국이 이라크 파병 주둔을 연장해서 2년이 되어가던 무렵이었다. 그리고 그 겨울 어느날, 이라크 민간 지역에 폭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http://j.mp/Hoc5ql
그때 죽은 아이 앞에서 오열하는 부모와 부모의 시체 앞에 멍한니 앉아있던 아이의 사진을 보았다. 나는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언젠가 저 아이가 커서 김포공항에 폭탄을 던진다면, 과연 우리는 그를 잔혹한 살인마라고 단죄할 수 있을까?"
파병의 옳고그름을 떠나 한국은 이라크 점령군의 일원이었고, 팔루자, 아부그라이브, 관타나모에서 학살과 학대가 있었다. 이라크인의 분노는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평화를 사랑하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더이상 조용하지 않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떠올랐다.
미국, 한국을 비롯한 연합군에 의해 가족을 잃은 그들이 혹시 분노의 창끝을 우리에게 돌리지 않을까. 당시에는 매우 현실적인 위협이었다.
전후 맥락을 볼 때 김용민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김용민의 대책은 그 내용을 떠나서 한가지 점은 옳았다. 우리는 그들의 분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놓은 김용민의 해법이 바로 부시, 라이스에 대한 강간살해다. 더 책임있어보이는 미국의 뒤통수를 한 대 치고, 우리는 가해자가 아닌 척 하는 것. .. 물론 현실성이나 그런 것은 개의치 않은 농담이었을 것이다.
(진정 그 사태에 분노했다면, 먼저 파병국으로서 자기 반성이 있었어야 할 것이다. 이는 노통의 '고뇌어린 결단'과 관련해 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지도 모르니 접어두자. 게다가 그 프로는 어쨋건 개그프로라 김용민이 설령 '진지한 반성' 같은 것을 하고 있더라도 표현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분명한 점은 테러를 피하기 위해 선제 테러를 하자는 당시 김용민의 의도가 '미군의 만행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그 만행을 도운 공범자로서 한국의 책임회피'에 있었다는 것이다.
탁현민 등이 말하듯 관타나모의 참상을 끌어들여 김용민을 변명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군에 대한 분노라면 이라크 민간인 공습으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좋을 것이다. 분노하지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한국이, 그리고 김용민이 그 분노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용민이 사퇴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에 대한 의견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어쨋든 그런 사람들의 존재 자체는 엄연한 현실인 것이고, 그런 수준의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기에 적합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이유들을 포함해서) 그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아무튼 국회의원 하라고 지지할 권리가 있다면, 하지 말라고 비판할 권리도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