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선거도 끝나고 오늘 하루 대충 마음도 좀 추스렸으니, 지나간 총선 관련해서 얘기나 한번 해봐야겠네요.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베팍에 있는 분들도 다들 이정희 캠프 여론조작 사건이 그렇게 용서가 안되는 일이었나요.

사실 제 개인적으로 이번 총선을 전후해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바로 이정희 캠프의 문자메세지 조작 사건이었는데요.

이정희 캠프가 문자 조작을 한게 충격적이었던게 아니라,
그 사건을 터뜨리고 여론화시키고 언론에 알린 주체가 같은(?) 편에 서 있는 네티즌들이었다는게 충격이었습니다.

엠팍의 어느 유저가 처음 알리고 그곳에서 엄청나게 비난이 들끓으면서 결국 조중동이 그 떡밥을 물고 걷잡을 수 없이 파문이 커졌는데요,
그 사건을 지켜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째로는, 자기 당원 200명에게 혹시라도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나이를 좀 속여서라도 응답해 달라는게 정말 엄청난 불법이거나 사퇴까지 해야 될 사안이었나하는 겁니다. 꼼수나 편법일지는 몰라도 그 정도로 욕먹을 일은 아니었다는 판단은 지금도 변함없거든요.

둘째로는, 이정희 캠프에서 저지른 그런 일이 벌어지면 상식을 가진 야권 지지자라면 그 상황이 안타까워야 되지 않나요. 좋은 정치인 하나가 궁지에 몰려서 야권연대까지 흔들리게 된 상황이라면, 안타까워해야 할 일이지, 그거 보고 좋다고 낄낄거리거나 조롱하거나 욕하거나 할 일은 아니었다는거죠.

물론 그 지역구만 고집하는 과정에서 이정희 대표가 보인 행태가 좀 얄밉긴 했지만, 그가 지난 4년간 국회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해보면 그 정도는 충분히 용서가 될 일이 아니었을까요.

야권연대가 곡절을 겪긴 했지만, 당초 우려보다는 큰 잡음없이 타결되고 분위기 좋게 야권연대가 출범하려던 찰나에 벌어진 일이라 두고 두고 아쉽더군요. 이번 총선의 여러 패인 중 하나가 그거였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