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정치를 하긴 하는군요.
- 작성일
- 12-04-16 12:13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행정부의 수반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의 역할도 존재하기때문에...
정치적으로 검증받지 않은 안철수는 문국현 2탄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가끔 하고 그러는데...
문국현보다는야 확실히 정치적인 감각은 있는 거 같습니다.
(솔직히 문국현 전 아직도 좀 아쉽긴 합니다.
정치에 대한 일방적인 혐오감을 거두고 배울 점은 배운다는 생각을 가졌어야 했는데 너무 독선적이었죠.)
일단 안철수는 수차례 김근태 고문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습니다.
반면에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살짝 거리를 두는 듯 했구요.
대표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인재근 의원 지지선언을 한 걸 봐도 알 수 있죠.
민주당 내에 김근태 고문으로 대표되는 한 축과 노무현 전대통령으로 대표되는 한 축이 있는데
이 두 세력 사이의 관계가 좀 오묘하죠.
친노와는 살짝 거리를 두면서
반면에 김근태 고문쪽에는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다는 거 자체가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행보로 보입니다.
특히나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노세력의 실책이 드러나 다른 세력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을 향하여 보내는 이런 무언의 메세지는 나름 큰 파장을 불러올 겁니다.
이종걸 의원의 발언도 그런 화답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통합진보당과의 거리두기도 자신이 어떤 점에서 정치적인 강점이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하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이 참여당, 민노당과 적절히 거리두기를 했던 전략을 벤치마킹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거나 안철수는 공격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전선을 이미 그어버렸습니다.
며칠 전 이준구 교수가 중위투표자 이론을 이야기하면서 새누리당이 좌클릭을 할때
민주당은 적절한 수준에서 우클릭을 하여 중위투표자들의 표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했던 것도 큰 흐름의 한 조약돌 처럼 보이구요.
안철수 일단 문국현을 떠올리면서 최악의 정치감각을 우려할 인물은 아닌 거 같네요.
물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떤 비젼과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