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아는분 만나 커피를 마셔본적...
- 작성일
- 10-02-24 23:45
10년도 넘은 얘기긴 한데...
회기역에 나름 유명한 외국어학원을 의정부에서 다니고 있던 시절..
보통 7-8시타임 수업을 마치고 같은 학원친구들과 당구치거나 술을 마시러가지 않으면
바로 귀가를 위해 전철을 탑니다.
그러던 어느날, 모 하이텔 동호회에서 알게된 여성회원이 혼자 서있더군요.
(이분도 집이 의정부라 아주 살짝 알게된...)
그래서 아는척좀하고 이런저런 시시껄렁한 얘길 하고 있다가,
석계역이 다와가길래, 내려서 커피나 한잔 하자고 묻고는 내렸는데....
흐미~
난 전철 플랫폼에서 자판기 커피 한잔씩 마시면서 담배도 필겸 내리자고 한건데....
(지금이야 플랫폼에서도 금연이지만 당시에는 흡연가능했었음)
어라?
그분은 출구쪽으로 내려가시더군요...
엥? 뭐지? 역 바깥 주변에 있는 자판기에서 뽑아먹자는건가?
근데..그분이 앞장서서 카페로 들어가시더군요 -_-;;
이미 역을 다 나온 마당에 카페로 들어가는 그분 불러서 '사실 그게 아니라, 자판기 커피 먹자는거였는데...."
라고 말하긴 이미 타이밍을 놓쳐버린상태고..또 그렇게 말하기엔 쪽팔린감이 없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다시 역안으로 들어가 자판기커피를 마실수도 없게된 상황...
그래서 난데없이 밤 9시 다되가는 상황에서 별로 친하지도 않고 그럴 맘도 없었던 분과 썰렁한 대화를
오가며 커피를 마셨던 참 어처구니 없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는 전철에서 누구 만나면,, 잠깐 내려서 커피나 한잔하고 가자라고 하면,
당연히 플랫폼에 있는 커피자판기에서 자판기 커피 한잔씩 하면서 1,20분 잡담을 나누다가 다시 전철을 타곤했는데,
이분과의 이러한 아이러니한 경험이 있은 후로는 ...
잠깐 내려서 '자판기'커피나 한잔 하자고 꼭 자판기란 단어를 꼭 명시했었다는 전설이~
쓰고보니 별거아니게 느껴지는데? 나름 충격적인 경험이었는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