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차 ‘희망의 버스’ 측이 평화로운 집회를 위해 공을 들인 가운데, 언론의 충돌 위주 집회 보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우익 단체가 폭력을 행사했음에도 정확하게 지적하지 못하거나 경찰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전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종면 YTN 해직 기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용가리통뼈뉴스’(http://twitter.com/YoToNews)에서 30일~31일 양일간 ‘희망의 버스’ 관련 KBS, MBC, SBS, YTN, MBN, 연합뉴스, 뉴시스 보도에서 7곳의 왜곡·편파 등 문제를 지적했다.
지상파 3사의 경우 ‘희망 버스’에 대한 어버이연합 등의 일방적인 폭력 행사에 대해 제대로 짚지 못하고 ‘충돌’ 프레임에 갇힌 것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MBC는 31일자 <뉴스투데이> 5번째 리포트 <3차 희망버스 행사‥곳곳서 경찰과 대치·충돌>에 서 방송 영상에는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시민을 잡아당기고, 버스에 물병을 던지는 등 시민들에 대한 일방적인 폭력 영상이 나오지만, 기사는 ‘충돌’식 보도를 한 점이 지적됐다. 노종면 기자는 “‘반대단체 곳곳서 행패’가 사실 부합”이라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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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31일자 <모닝와이드> 첫 번째 리포트<3차 희망버스 집회…주민-보수단체 회원 ‘충돌’>. ⓒSBS | ||
KBS도 이날 <일요뉴스타임> 10번째 리포트 <3차 희망버스, 보수단체와 충돌>에 서 양측이 충돌했다는 제목을 꼽았지만, 실제 기사에서는 “부산역 집회를 끝내고 뒤늦게 영도로 들어오려던 천여명은 영도대교에서 희망버스 시위를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에 막혔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며 “경찰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밤샘 대치를 이어갔다”고 밝혀, 대치 국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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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자 MBC <뉴스투데이> 5번째 리포트 <3차 희망버스 행사‥곳곳서 경찰과 대치·충돌>. 머리띠를 두른 어버이연합의 한 회원이 버스를 향해 물병을 던지고 있다. ⓒ MBC | ||
지상파 방송사 이외에는 연합뉴스 보도가 도마에 올랐다. 연합뉴스는 30일 기사 <1만명 ‘3차 희망버스’ 부산 집회 긴장감 ‘고조’>에 서 “3차 희망버스 주최 측은 ‘부산 도심에서 집회 후 김진숙씨가 크레인 농성 중인 한진중공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해 왜곡 지적이 제기됐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30일 성명에서는 “한진중공업 안으로 들어가는 계획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진중공업 앞 행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찰측에 제안한 내용을 소개한 것처럼, 이번 집회의 ‘평화 기조’를 주로 주장해 왔다.
이같은 연합뉴스 보도는 같은날 기사<‘3차 희망버스’ 부산 집회 긴장감 ‘고조’(종합)>에서는 사라졌지만, “주최 측이 1, 2차 때도 조선소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어겼다”는 경찰측 주장이 새로 담겨 두 번째 기사로 재차 왜곡 지적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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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30일자 기사<‘3차 희망버스’ 부산 집회 긴장감 ‘고조’(종합)>. ⓒ 연합뉴스 | ||
MBN은 31일자 기사 <3차 희망버스 참가자-영도주민 대치·충돌>에 서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과 영도구 주민자치위원회 소속 시민들로 구성된 ‘한진중 외부세력 개입반대 범시민대책협의회(범시민대책협의회)’가 ‘희망 버스’ 참석자들의 통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마찰을 ‘희망버스’와 ‘영도 주민’ 간의 대결 구도로 단순․일반화한 것이 지적됐다.
YTN이 지난 30일 밤 2차 희망버스 당시의 충돌 영상을 ‘자료 화면’이라는 고지도 없이 방송한 것도 시청자의 혼란준 이유 등으로 문제로 지적됐다. YTN은 다음 날 오전 1시께 이후 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종면 기자는 31일 통화에서 “신문 발행이 안 돼 방송, 통신, 인터넷 매체 보도를 검토한 결과, 공중파 3사는 충돌, 대치, 시민 불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연합, 뉴시스도 마찬가지였다”며 “언론이 충돌을 기대했고 자신들이 기대한 프레임에 맞는 팩트만 찾아서 보도에 활용했다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기자는 “오히려 (3차 희망버스에서는)일부 세력의 의도적인 도발, 폭력이 동영상이나 현재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나왔다”며 “‘충돌’이라는 키워드는 관변 단체에 의해서 조장되고 부풀려진 키워드”라고 말했다.
한편, 이틀간의 ‘희망 버스’ 취재 현장에서도 방송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비판적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송영호(53․부산)씨는 30일 밤 8시께 부산역 앞에서 열린 문화제를 촬영 중인 MBC 등 취재진들에게 “MBC, YTN 똑바로 해라”며 무대 앞에서 시민들 시야를 가리고 촬영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도 송씨 주장대로 카메라 촬영을 중단할 것으로 손짓으로 재차 촉구해, MBC 취재진 등이 자리를 옮겼다. 송씨는 기자와 만나 “방송사들이 2~3시간 우리 시야를 가리고 취재를 해도 실제 뉴스에서는 희망 버스 보도는 몇 초 나오다 쑥 지나간다”며 “정확하게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 빼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희망버스’ 참가자는 31일 부산 중구 광복동 소재 한진중공업 R&D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KBS 취재진이 촬영하자, 사회자에게 “도청 KBS 카메라 빼라고 해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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