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불펜 > 불펜 > 미당 곱씹으며. 문학. 정치. 철학 모두 삶 아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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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실 14-08-21 00:09 211.♡.♡.62 저도 늘 이런 것들이 궁금했거든요..? 이성적으로 친일파를 싫어하는 사람이 서정주 시인의 시를 감성적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서정주 시인의 시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였고... 그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은 나중이었어요 그 사람은 서정주 시인의 시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랑해도 될까요? 저도 늘 이런 것들이 궁금했거든요..? 이성적으로 친일파를 싫어하는 사람이 서정주 시인의 시를 감성적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서정주 시인의 시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였고... 그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은 나중이었어요 그 사람은 서정주 시인의 시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랑해도 될까요?



울므 14-08-21 00:23 219.♡.♡.50 흔히들 하는 말 - 정치적 태도와 예술적 성취는 종종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 대신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어여쁘고 똑똑한 그녀. 게다가 그녀와 나는 눈도 맞았다. 그런데 그녀는 박근혜의 팬이자. '조선일보' 애독자. 나는 그녀를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사실 '조선일보' 를 용인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진 그녀라면 계속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 만약 '이자벨 아자니 + 쥘리 델피 + 이바 그린' 인 '그녀' 가 '조선일보' 를 좋아한다면. 글쎄.. 씨익. 저는 개인적으로 예술과 정치 어느쪽이 더 중하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그건 제가 어느 포지션에서 보느냐에따라 달라질테고. 그 포지션에 따라서. 다른 한쪽은 그저 참조의 대상. 혹은 가십 거리가 될뿐이니까요. 서정주의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지저분한 전력이 드러난다 한들. 그것은 개인으로선 머릿속에 따라 붙는 하나의 각주 같은 역할을 할 뿐이죠. 단. 각주가 너무 많은 텍스트는 잘 읽혀지지 않듯이. 너무 많은 것이 따라붙는. 그 논란이 그 인간의 작업보다 더 많이 인용되는- 작가는. 저의 참고 목록에서 희미해지고 말겁니다. 죽어서도 두고 두고 불명예스러운것들로 인용되어지는것. 그 자체로 그 작자로선 슬픈 일이 될거라고. 생전의 잘못으로 그는 어쩌먼 영원히. 두고두고 죄갚음을 하는 셈입니다. 우리가 도덕적 차원에서 잊지않고 날리는 비판들이 결코 헛된 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흔히들 하는 말 - 정치적 태도와 예술적 성취는 종종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 대신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어여쁘고 똑똑한 그녀. 게다가 그녀와 나는 눈도 맞았다. 그런데 그녀는 박근혜의 팬이자. '조선일보' 애독자. 나는 그녀를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사실 '조선일보' 를 용인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진 그녀라면 계속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 만약 '이자벨 아자니 + 쥘리 델피 + 이바 그린' 인 '그녀' 가 '조선일보' 를 좋아한다면. 글쎄.. 씨익. 저는 개인적으로 예술과 정치 어느쪽이 더 중하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그건 제가 어느 포지션에서 보느냐에따라 달라질테고. 그 포지션에 따라서. 다른 한쪽은 그저 참조의 대상. 혹은 가십 거리가 될뿐이니까요. 서정주의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지저분한 전력이 드러난다 한들. 그것은 개인으로선 머릿속에 따라 붙는 하나의 각주 같은 역할을 할 뿐이죠. 단. 각주가 너무 많은 텍스트는 잘 읽혀지지 않듯이. 너무 많은 것이 따라붙는. 그 논란이 그 인간의 작업보다 더 많이 인용되는- 작가는. 저의 참고 목록에서 희미해지고 말겁니다. 죽어서도 두고 두고 불명예스러운것들로 인용되어지는것. 그 자체로 그 작자로선 슬픈 일이 될거라고. 생전의 잘못으로 그는 어쩌먼 영원히. 두고두고 죄갚음을 하는 셈입니다. 우리가 도덕적 차원에서 잊지않고 날리는 비판들이 결코 헛된 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울므 14-08-21 00:29 219.♡.♡.50 서정주가 사망한 다음 해. 화백 김기창의 죽음소식이 들려왔었죠. 친일경력에 대한 비판에. 당시 김기창 측은 귀가 안 들리는 이유로. 세상 물정에 어두웠던 것이라는 요지로 해명을 했었지만 아무래도 이는 귀 안 들리는 사람들에 대한 모독으로 느껴질뿐이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친일경력만으로 김기창같은 인물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죽을 죄를 지었다. 하는 말이라도 할 순 없었을까. 그림도 안 좋았던 양반이 뻔뻔스럽기까지 하군' 하는 식의. 원래 신통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친일경력이 덧대진 이후 조금 더 싫어졌던겁니다. 만약. 제가 좋아하는 어떤 뮤지션 화가. 작가의 정치적인 오점을 새로 알게 된다면. 그에 대한 평가를 뒤집기보다는. 예술과 정치의 모순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으로 문제를 끌어들여서. 이른바 물타기를 하려 들겠죠. 뭐랄까. 평생을 존경하고 따랐던 형이 있었는데. 그의 극악무도한 과거를 알게 된 동생의 입장. 아니. 이것도 적절한 비유로는 부족할겁니다. 이 경우 형은 내 마음 속에서 죽어 버리겠지만. 예술가는 그렇지 않을테니까. 왜그랬냐며. 형의 멱살을 잡고 흔들지언정. 차마 형의 목을 조를 순 없어 피눈물로 떠나버리는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서정주가 사망한 다음 해. 화백 김기창의 죽음소식이 들려왔었죠. 친일경력에 대한 비판에. 당시 김기창 측은 귀가 안 들리는 이유로. 세상 물정에 어두웠던 것이라는 요지로 해명을 했었지만 아무래도 이는 귀 안 들리는 사람들에 대한 모독으로 느껴질뿐이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친일경력만으로 김기창같은 인물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죽을 죄를 지었다. 하는 말이라도 할 순 없었을까. 그림도 안 좋았던 양반이 뻔뻔스럽기까지 하군' 하는 식의. 원래 신통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친일경력이 덧대진 이후 조금 더 싫어졌던겁니다. 만약. 제가 좋아하는 어떤 뮤지션 화가. 작가의 정치적인 오점을 새로 알게 된다면. 그에 대한 평가를 뒤집기보다는. 예술과 정치의 모순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으로 문제를 끌어들여서. 이른바 물타기를 하려 들겠죠. 뭐랄까. 평생을 존경하고 따랐던 형이 있었는데. 그의 극악무도한 과거를 알게 된 동생의 입장. 아니. 이것도 적절한 비유로는 부족할겁니다. 이 경우 형은 내 마음 속에서 죽어 버리겠지만. 예술가는 그렇지 않을테니까. 왜그랬냐며. 형의 멱살을 잡고 흔들지언정. 차마 형의 목을 조를 순 없어 피눈물로 떠나버리는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규팊탱윤RanomA율싴현영] 14-08-21 00:35 180.♡.♡.43 국화 옆에서의 이 구절...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어렸을 때에는 몰랐는데, 나이들면서 저 구절에 대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그 사람들에 대해서 그러려니 했을 텐데, 나이가 들고 보니 공감하고, 애틋하게 느끼는 사람들이죠. 한국적 언어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참 잘 쓴 시인이라도 무시하겠는데, 저 구절만큼은 어쩔 수가 없네요. '개새끼 정말 잘 썼네.' 국화 옆에서의 이 구절...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어렸을 때에는 몰랐는데, 나이들면서 저 구절에 대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그 사람들에 대해서 그러려니 했을 텐데, 나이가 들고 보니 공감하고, 애틋하게 느끼는 사람들이죠. 한국적 언어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참 잘 쓴 시인이라도 무시하겠는데, 저 구절만큼은 어쩔 수가 없네요. '개새끼 정말 잘 썼네.'



울므 14-08-21 00:51 219.♡.♡.50 시인이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밝히고 삶으로서 실현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많은 문제점을 불러왔고 자신의 철학적 입장은 단계적 발전이 되어야 하는것인데. 순식간에 점핑하는 것은 변절에 가까운거라고. 무엇보다 그러한 점핑에 대해 구구절절한 변명은 더욱 필요가 없는것이고. 잘 쓴 글이지만 개새끼의 작품. 결국. 그 작가을 향한 평가는 영원히 절름발이라는걸. 이제 미당의 시에 어떤 울림도 얻지 못하게 됐지만. 그것이 가치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자 할때. 정의와 재능의 불일치에 대해 수시로 경계하자는 바람일뿐입니다. 시인이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밝히고 삶으로서 실현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많은 문제점을 불러왔고 자신의 철학적 입장은 단계적 발전이 되어야 하는것인데. 순식간에 점핑하는 것은 변절에 가까운거라고. 무엇보다 그러한 점핑에 대해 구구절절한 변명은 더욱 필요가 없는것이고. 잘 쓴 글이지만 개새끼의 작품. 결국. 그 작가을 향한 평가는 영원히 절름발이라는걸. 이제 미당의 시에 어떤 울림도 얻지 못하게 됐지만. 그것이 가치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자 할때. 정의와 재능의 불일치에 대해 수시로 경계하자는 바람일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