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니 추천했습니다.

곰너부리님처럼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생각을 막연하게 해본적이 있긴 합니다.
감독 만능론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고요.

자기 의견이 강하고, 상대팀을 배려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깝게는 롯데는 모래알 팀이라는 발언과 삼성 상대 위장선발 의혹이 있죠.
멀리보면 좌타우타 라인업 따로 준비해놓고 심판 떠보다가 김봉연 코치한테 오더 두개를 다 빼앗긴 전력도 있고요. - 이 시절의 김성근 감독은 나쁜 감독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쌍방울 시절부터 좋은 감독이 되어가기 시작했죠.)

성적을 반드시 내줄거라는 기대도 표본이 의외로 생각보다 적어서 생긴 착시 현상일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에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기를 바란 이유는 근대적인 카리스마형 강한 리더이기도 하지만 현대적인 동기부여형 리더라는 측면도 그에 못지않게 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동기부여형인 부분이 차세대 리더들을 만들어내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조범현, 양상문, 김기태(는 논란이 있겠지만), 염경엽(외부에서 연구한 거지만) 등이 있겠네요.
시대의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차세대 리더들은 카리스마형 리더보다 동기부여형 리더에 더 가까워지기도 하고요. 자연스레 김성근의 단점인 부분이 빠진 리더들이 나오게 되겠죠.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러한 측면 때문에 김성근이 기아에 부임하기를 기대했는데 현실은 망.
(개인적으로는 로이스터를 더 선호하기는 하는데 로이스터 부임은 그야말로 꿈이라고 봐서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김성근 부임을 바랬습니다.)

쓰다보니 댓글이 참 두서가 없네요.
그냥 이러한 이유로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좀 웃긴 얘기인 것처럼 들릴 수는 있을텐데...

프로야구 판에서 공부하는 선수나, 감독이 드물어요. 그나마 공부한 감독이 양상문이나, 염경엽 정도입니다. 양상문은 운동역학이나, 트레이닝 방법을 공부했고, 그를 받아들인 감독이고, 염경엽은 오랜 기간 프런트에 있으면서 야구 공부한 걸 책으로 만들 만큼 공부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양상문 감독은 올시즌 봤듯이 투수 관리가 아주 뛰어납니다.

이 말은 무엇이냐면, 현재 야구판에 경기 운영 자체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볼 수 있는 감독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번트를 댈 때의 득점 기대과 같은 걸 이해할 수 있는 감독이 없다시피하고, 거의 다 '감'에 의해서 경기를 합니다. 그나마 염경엽, 양상문 정도나 그 걸 받아드릴 정도로 열려 있는 사람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조금 다른 의미로 공부한 감독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팀을 빌딩할 줄 알아요. 전 해의 총득점과, 총실점을 쭉 펼쳐 놓고 일종의 WAR과 같은 개념으로 팀을 어떻게 빌딩해야 할지를 계산합니다. 실점이 많으면 실점 원인을 분석하고, 보강할 방법을 찾는 식이죠. 물론 수치화된 계량된 분석을 하는 건 아니지만요. (이건 제가 김정준 해설한테 직접 들은 겁니다.)

카리스마든 동기 부여든, 현재 감독에게 필요한 자질은 야구 '공부'라 생각합니다. 라루사 같은 감독이 우리나라엔 아직 없어요. 한 시즌을 치루기 위해, 있는 전력을 바탕으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능력을 갖기 위해 공부한 사람이 거의 없는 처지죠. 저도 SK 시절 김성근 감독이 경험과 자신만의 이론 모두를 갖춰 이를 실행하는 가장 뛰어난 감독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제가 본문에서 말한 건 어떤 유형의 감독이 필요하냐는 게 아니라, 선수단 구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겁니다. 김성근 감독은 그 부분에서 현대 야구에서 프런트가 차지한 부분을 요구한다는 것이고, 그건 현재 트렌드로는 프런트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겁니다.

웃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선수나 감독들이 정말 공부안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양상문, 염경엽에 대해서도 곰너부리님과 같은 평가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다른 의미로 공부한 감독이라는 것도 제가 생각한 것과 비슷하네요. (김정준 해설이 그렇게 말했다니 제가 잘 분석한 것 같아서 약간 뿌듯하기도 하군요.)

글의 요지가 마지막 문단에서 말씀하신 부분이라는 것은 알고 있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동감합니다.

단지 본문의 두번째 문단 부분이 제 생각과 달라서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적어 보았네요.
그래서 두서없는 댓글이기도 했고요.

좋은 본문글과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