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임하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시라도 생긴다면
어떻게 해서든 로스쿨 출신은 안쓸거 같네요.
서울대 로스쿨 출신이래도요;
투덜이스머프13-04-17 21:48
182.♡.♡.109
가격이 싸다면...
[류딸아빠]고추13-04-17 21:59
219.♡.♡.153
글쎄요 제가 법률 쥐뿔도 모르는 보통시민인데 집안 문제로 줄소송에 휘말렸을 때(제가 걸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고) 숱하게 붙어 모두 이겼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홀로 소송이었고 상대들은 변호사를 썼는데 변호사랑 법정에서 붙으면 저는 제가 억울하니 당당히 말하고 변호사는 제가 반론만 하면 한결같이 "서류로 제출하겠습니다" 이 소리나 하더군요.
한국의 사법시험 시대 변호사란 것들은 그냥 종이송사용 변호사입니다. 그런 소송에선 확실히 유리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법부도 최근 급격하게 변론중심으로 재판과정이 바뀌고 있고 이 과정에서 변론을 공부한 로스쿨 출신들이 더 낫다고 저는 봅니다.
법률과 판례를 달달 외우면 재판에서 이길 것 같죠? 아뇨. 논리적으로 차분히 변론만 하는 쪽이 이론 무장보다 훨씬 낫습니다.
로스쿨이 어떤지는 제가 안 다녀봐서 모르지만 관계되는 분들 얘길 들어보면 변론 공부 상당히 시키더군요. 암기해서 사시 패스 0해봐야 억지논리 밖에 모르는 강용석이라면 차라리 암기 안하고 재판장에서 판사나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능력을 가진 변호사를 찾아야죠.
변호사는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 변론을 펼쳐야죠, 암기나 소송절차에 강한게 중요한 게 아니구요. 솔직히 소송의 기본적 전략이나 행정적 방법 등은 법원에 문의하거나 인터넷만 찾아도 공짜로 다 알아내는 세상이고 법원이 법원 용어 쉽게 하려고 얼마나 기를 쓰는데요... 암기 중심 변호사 아무 소용 없습니다.
물론 로스쿨도 초기라 실제 의도대로 변론력 뛰어난 변호사들이 주류인지는 모릅니다만 적어도 사시생들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물론 빠릿빠릿하게 암기해서 행정처리 빠른 사람을 선호하는 로펌 입장에선 사시 출신들을 굴리는게 훨씬 낫죠. 로펌이 대부분 파트너들이란 개인사업자의 집합체인 셈인데 로펌이 이기는 건 파트너가 뛰어나서지 클럭들이 뛰어나서가 아니죠. 그러니 시니어가 되기 전까진 철저하게 빠르게 굴려먹을 사람을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한명 한명이 처리하는 사건의 업무량이 너무 많다보니 생산성 내려면 법무를 달달 외우는 쪽이 훨씬 유리한 거죠.
그러나 이게 변론중심 재판에서 유리한 건 아니란 겁니다.
양두구육13-04-17 22:03
202.♡.♡.96
로마시대 수사학? 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류딸아빠]고추13-04-17 22:08
219.♡.♡.153
서구사회도 지나치게 수사에 매달리기도 합니다만 한국은 아예 전무하니 좀 섞는게 맞을 것 같아요.
[규ㅤㅌㅣㅍ탱윤RanomA율ㅤ…13-04-17 22:04
182.♡.♡.220
변론 중심 재판이 대세가 되면 유념할 의견이군요.
[류딸아빠]고추13-04-17 22:07
219.♡.♡.153
제가 한참 소송에 휘말렸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부터 법무부와 법원이 대놓고 이걸 선언했었죠. 그리고 당시 플랜 세웠던 것들 차분차분히 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목표대로 변론 중심의 재판이 대세가 될 겁니다. 국민참여재판도 그 일환이고 로스쿨도 노무현의 의도는 뭔지 몰라도 법원은 변론형 변호사 양성으로 목표가 분명합니다. 그래서 로스쿨끼리 1기부터 모의재판 대회를 열죠. 참여했던 교수들 얘기가 모의재판 진짜 살벌하게 치열하고 학벌 따윈 전혀 안 중요하더란 겁니다.
로스쿨 20기 쯤 되면 아마 지금 같은 얘기들이 뒤집어 질지도 몰라요. 도리어 나이 든 고루한 사시 출신 변호사들을 기피할 지도 모르죠.
A.자라13-04-17 22:09
121.♡.♡.101
로스쿨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는 편이라 그 출신도 불신하는 편입니다만,
말씀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저는 로스쿨제도에 대해 반대합니다.
로스쿨 반대한다는게 사시가 훌륭한 제도란 뜻은 아니구요.
단지 대안은 아니란 뜻 정도.
[류딸아빠]고추13-04-17 22:19
219.♡.♡.153
저도 그 동네가 정말 의도대로 잘 가르치는지는 모릅니다. 사시가 막장에 치달으니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하기는 하는데... 그게 로스쿨이라... 좀 이상하긴 하죠.
여튼 엿같이 시작되었어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사법 서비스 소비자로서 기대할 따름입니다.
로젠리터13-04-17 22:33
222.♡.♡.201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관계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리가요..;
노무현 전대통령 좋아하지만 절대 쉴드가 불가능한 몇 가지 중에 하나가 바로 로스쿨 제도이죠.
기수 중심의 법조계를 뒤집으려는 시도로 알고 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음서제도"가 되었죠...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격입니다.
[류딸아빠]고추13-04-17 22:53
219.♡.♡.153
노무현 찍어주지도 않았고 생전에 그를 편든 적도 없습니다만 이것도 사실 내막은 관료들 장난질에 주변 여론에 죄다 휘말려 그런 거더군요. 의도가 나빴다기 보다 이런 개혁을 할만치 독한 사람이 아니란 거죠.
로젠리터13-04-17 22:28
222.♡.♡.201
우리나라 소송이 미국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말빨로 하는게 아니지요.
일단 미국과 영국으로 대표되는 영미법계열은 철저한 판례법 중심입니다.
(US Penal Code 같은 우리나라로 치면 형법 같은게 있습니다만 법이 완비되지 않은 분야도 많지요)
이 말은 예전에 나왔던 비슷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 "선례"를 자기 사건에 잘 가져다 붙이는 쪽이 유리해 지는거죠.
거기다 판사의 재량이 엄청납니다. 같은 사건에서도 판사에 따라서 천양지차의 판결이 나옵니다.
그러니 막말로 말빨로 구워삶고 각종 비싼 전문증인을 동원해서 판사를 홀리면 승소에 유리하게 되지요.
대표적인 예가 OJ 심슨 사건이지요. 형사소송에서는 무죄, 민사소송에서는 유족에 천문학적 손해배상(유죄라는 얘기...;)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계열은 철저한 법률 중심입니다. 판사의 재량도 영미법처럼 크지 않고요
(대륙법 계열은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인데 독일법을 베낀게 일본법, 일본법을 베낀게 우리나라법이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법원에서 "양형기준"을 마련해서 거기에 맞춰서 형량을 선고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물론 강력범죄자 형기가 너무 작다는 부분은 저부터도 불만입니다만... 초범에 관대한 양형과정 등 너무 들어가면 복잡해지니
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쓰지요)
어쨌든 "서류로 제출하겠습니다."라고 한 부분는 10년 전에 민사소송법이 재개정되면서 그 와중에 판결문 하나 받는데
너무 시간이 걸리는 우리나라 재판 과정을 개혁하자고 도입한 제도로 알고있습니다.
근데 이런 나름의 재판제도 개혁이 기존의 제도에 익숙해계시던 판사님들에겐 불편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다시 예전 제도로 사실상 후퇴한 걸로 알고 있고요...
[류딸아빠]고추13-04-17 22:55
219.♡.♡.153
심슨 사건 쯤 되면 얘기가 다르죠. 그런데 대부분의 생활 소송은 정말 내용도 웃기고 미미합니다. 거대한 법적 지식이나 판례 필요도 없어요.
말씀대로 판사 재량 쩝니다. 그러니 차분히 상식대로 나가면 이길 밖에요. 판사만 설득하면 끝인데. 그 설득을 할 수가 없으니 자꾸 판례를 갖다 대는 거죠. 옛날에 이랬잖아 하면서.
[류딸아빠]고추13-04-17 22:17
219.♡.♡.153
소송에서 제가 상대방을 논리로 공격하면 상대측 변호사는 한결같이 "서류로 의견을 낸다"고 하고 작전상 후퇴를 합니다. 바로 항변할 수 있는 단순한 얘기인데도 절대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변론하지 않고 행정가처럼 움직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 정도에 엄청난 양의 서류가 등기우편으로 오죠. 그럼 저는 차분히 읽어보고 요점만 이해한 뒤 그걸 그대로 편지 쓰듯이 차분하게 반박하며 풀어 적어 제출하면 됩니다. 그러면 다음 기일에 쌍방이 만났을 때 판사가 양쪽에 의견을 물어보는데 제 입장을 흔들림 없이 따박따박 편지 쓴 그대로 (사실은 의견서라든지 형식은 있어요. 근데 편지 쓰듯 쓰면 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어쩌구 하면서...) 다시 읊으면 판사가 "저 지적에 대해 원고측 답변하세요" 하고 묻는데 그때 또 변호사들이 벙어리가 됩디다.
즉 중요한 건 사건에서 이기기 위한 각자의 논리를 찾아 적절하고 진득하게 펼치는 거지 판례를 알고 모르고는 하나도 안 중요합니다. 제 경우는 판례가 뭔지 알수도 없으니 "제 상식으로는" "사회 통념상 이런 경우" 어쩌구 하면서 보편적 상식에 입각해 억울한 점, 상대방의 무리한 점을 공격하고 제가 공격당할 만한 부분은 무조건 한발 먼저 앞질러 인정하다고 하고 납작 엎드렸죠.
만일 변론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저를 대신해줬으면 저도 훨씬 편했을 겁니다만 대개의 세상에 흔한 민사에서 그럴 필요나 있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재판장에서 쪼냐 안 쪼냐, 흥분하냐 안 하냐가 소송당사자의 관건입니다. 그게 어려우면 변론 잘 하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구요.
랖이온킹13-04-17 22:30
147.♡.♡.17
저는 이분을 제 변호사로....
로젠리터13-04-17 22:34
222.♡.♡.201
정말 류딸님 같은 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듯요
어쨌거나 이기셨다니 다행이네요
[CP] 후라랄13-04-17 22:44
125.♡.♡.144
어릴적에 어떻게 알게된 판사님이 한분 있었죠.
울 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대학 법대 출신에 경판 이었어요.
어느날 그분과 이야기하다가 그분이 뜬금없이 금보라가 참 대단 하다고 하시는거에요.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자기가 솔로몬의 심판(재판?)을 자주 보는데 볼때 마다 금보라에 놀라게 된다고 ......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리갈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하시면서 가끔 보면 어떻게 저런 사고를 하고 논리를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때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갔는데 고추님 댓들을 보니 그 대화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류딸아빠]고추13-04-17 23:07
219.♡.♡.153
왠지 의료계 논쟁과 비슷하네요.
의료인들의 쟁점은 언제나 닥터 하우스 수준의 엄청나게 어려운 수술과 치료에 가 있죠. 물론 응급병동에 매일 피 흘리며 인체가 걸레가 되어서 오는 분들 부지기수입니다. 난치병, 불치병 환자도 수두룩 하죠.
그런데 병원에 방문하는 모든 사례 중 절대다수는 감기를 비롯해 뻔하고 단순한 생활질병들이죠. 즉 의료계의 힘 9할은 기초진료에 쓰여야 하고 1할만 첨단의료에 집중되어야 하는 건데 모든 의사들이 전문의하고 포닥까지 하고 그러죠. 이거 이상하지 않나요?
사법 서비스도 같다고 여겨집니다. 9할의 귀여운(?) 생활소송은 생활변호사들이 생활밀착형으로 처리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법조 입문인들이 한결같이 판사, 검사, 로펌을 지향하죠. 1할만 필요한데 말이죠.
뭔가 이상합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의료 서비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사법 서비스가 아닌 거 같아요. 해당 종사자들 끼리의 경쟁과 각 대학교수들을 위한 세계 같아요. 의사들 전문의 따고 개업하면 마흔이 가깝습니다. 너무나도 비효율적이고... 솔직히 수련의 하시는 분들 말씀해보세요. 매일 닥터 하우스 급 환자들 돌보시는지... 이게 무슨 국가적 낭비인지 세금 내고 의료보험 내는 저로서는 이해가 안 갑니다.
난아르요13-04-17 23:16
182.♡.♡.220
근데 연수원 출신이라고 더 실력이 좋은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법과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의뢰인이 얼마나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거든요-_-
뭐 사실 일종의 로비스트로써 당연히 연수원이고 로스쿨이고 나발이고 전관이 짱이잖아요;
그냥 송무에 대한 전문가로써 능력이 어느정도 되면 다 똑같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