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이 가장 병신짓을 했다고 봐야죠. 지지를 철회해서 이회창이 된다고 본인이 무슨 지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물론 한나라당에 입당해서 지역구를 가지긴 했지만 정몽준쯤 되면 영호남 공구리 빼고 전국에 몇 개 지역구 정도를 제외하면
웬만한 곳에서 당선될 수 있을 인물이니까요.

정주영은 본인도 못이룬 대통령을 왜 본인 보다도 훨씬 못한 아들을 통해 이루려고 했는지가 의문입니다.

하긴 이건희도 이재용에게 삼성을 맡기긴 하겠네요.

정주영이 죽은 이후에 정몽준이 출마한 건데 정주영의 꿈이었을까요?

대선날 아침에 정말 전화번호만 저장했던 선배랑 통화했던 기억이 나네요.
"형.. 아침부터 전화해서 미안한데 부탁이 있어요."
"나도 뭐 하나 부탁할 거 있는데. 급하니깐 내가 먼저 말하믄 안 될까? xx야 노무현 한 번만 찍어주라.."
"나도 그거..."
"고맙다.. 나 딴 데도 전화해야 하니깐 먼저 끊을께.."
제 와이프는 아직도 그날 밤에 출구조사 보고나서 제가 술취해서 울더라고 저 놀려요...ㅎㅎ

이 양반은 사람 울리는 재주가 있어요. ㅠㅠ

저도 그날 새벽 6시에 투표하고는 하루종일 핸드폰과 컴퓨터만 붙들고 있었죠.
전날 새벽까지 퍼마신 선배들을 여럿 깨워 투표하게 만들었는데...
그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흥분해서 집을 달려나갔죠.
여의도 민주당사 앞으로, 광화문 조선 동아 건물 앞으로,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이 터져라 부르다 송영길이 일갈하더군요.
"여러분~! 조선은 정몽준이 노무현을 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국민들은 조선일보를 버렸습니다~!" 다시 폭발하는 함성.
다시 여의도 민주당사 앞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대국민 일성의 현장.
그리고 신천으로 이동해 밤새도록 자축의 술잔 그리고 술잔.
그러나 누가 알았겠어요, 2009. 05. 23으로 끝날 줄이야 ㅠ.ㅠ;;

이때만큼 한 정치인에 완전히 감정을 이입해서 선거날까지 울고 웃고 가슴 졸이며 분노하고 슬퍼하고 끝내 기뻐하는 일이란 더 이상 없을 것 같아요. 아 노통... 2009.05.23...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