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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선배의 부친상이 있어 부산엘 왔습니다.

빈소에서 15년 만인가 싶은 친구를 만났죠.



빈소를 지키며 술 몇 잔 하다보니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가 덧붙기 마련이죠.

그러다 문득 녀석이 이럽니다.



"니도 인자 서울사람이네."

"와?"

"인자 부산 보다 서울에서 더 안살았나?"

"글나?..."



녀석은 대학을 졸업하곤 부산에서 일자리를

구해 일찌감치 부산으로 내려왔죠. 그에 비해

전 서울로 대학을 간 후로 여태까지 죽 서울에

남았으니까요. 학교 다닐 땐 서울에서 만난

동향 사람이라 무던히도 같이 어룰려다니곤

했는데, 시간 속에서 또 이렇게 갈려졌네요.

문득 짚이는 바가 있습니다.



"아이다. 아직 부산사람이지?"

"우째 글노?"

"내 부산에서 방위 받았다 아이가. 2년 동안"

"아 맞다. 글체."

"그래. 그 거 2년 합치면 아직 부산에서 산 게

1년 더 많다. "

"맞네. 맞네. 글네."

"글치. 내 년 되면 딱 반반이다. 그라고 내

후 년 되면 인자 서울사람 되는 거다 아이가."



이제 내 후 년이면 서울사람이 됩니다.

부산 보다 서울에서 산 날이 더 많게 되거든요



뭐 그렇다구요.

담배 피우러 나왔는데 이제 다시 빈소에

들어가 봐야겠네요. 술 좀 더 먹다 어디

고스톱 판이나 벌어지면 기웃거려볼까나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