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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선을 제압한 모비스

 경기 초반 KCC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김태술이 주도하는 2대2 공격에서는 연속으로 턴오버가 발생했다. 타일러 윌커슨의 1대1 공격에서 파생되는 공격 역시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모비스는 KCC의 공격 실패를 속공으로 연결시켰다. 하프 코트 공격은 함지훈이 KCC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어낸 후 비어있는 골밑 또는 반대편 외곽을 봐주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1쿼터 4분 19초에 모비스가 11-1로 앞서 나갔다.

 1쿼터 중반 이후 KCC의 공격이 살아났다. 득점을 주도한 선수는 김태술과 윌커슨이었다. 윌커슨은 모비스 문태영의 수비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고 김태술은 앞 선을 살짝 뚫고 던지는 중거리슛으로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점수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모비스 역시 양동근의 돌파,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속공 마무리, 함지훈이 주도하는 2대2 공격에서 파생된 외곽슛 등으로 점수를 잘 쌓았기 때문이다. 모비스가 22-11로 앞서며 1쿼터가 끝났다.

▲ 색깔이 분명한 공격

 2쿼터 초반 두 팀의 공격 색깔은 분명했다. KCC는 높이를 활용하는 공격을 펼쳤다. 윌커슨이 계속 포스트업을 시도했고 하승진은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두 선수는 이 과정에서 자유투를 잘 얻어냈지만 성공률이 떨어졌다. 모비스는 양동근-함지훈의 2대2 공격 시도가 많았다. 함지훈은 자신을 막는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어냈고 양동근은 하승진의 위치를 봐가며 골밑 또는 반대편 외곽에 있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배달했다. 2쿼터 4분 53초에 모비스가 35-18로 리드했다.

 2쿼터 중반 두 팀 모두 공격 색깔에 변화를 줬다. KCC는 하승진을 잠시 벤치로 불러 들였다. 그리고 박경상의 3점슛과 돌파, 수비 성공에 이은 속공 등 빠른 속도가 돋보이는 공격을 통해 점수를 쌓았다. 반면 모비스의 공격은 함지훈에 집중됐다. 함지훈은 하승진 대신 자신을 막는 KCC 김일두를 상대로 계속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자유투를 얻어냈고 외곽에 있는 동료의 슛 기회도 잘 봐줬다. 모비스가 44-28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 KCC의 변화와 모비스의 대응

 3쿼터 초반 KCC는 윌커슨의 포스트업을 통해 점수를 만들어냈고 모비스는 송창용의 속공 마무리와 양동근-함지훈의 2대2 공격을 통해 득점했다. KCC는 15점차(33-48)로 끌려 가던 상황에서 지역 방어로 꺼내 들었다. 그러자 모비스의 득점이 정체됐고 KCC는 윌커슨의 1대1 공격, 박경상의 속공 마무리로 점수를 쌓으며 39-50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계속 당하고 있을 모비스가 아니였다. 존을 상대로 3점슛, 존이 펼쳐지기 전 빠른 공격을 통해 득점을 올리며 다시 달아났다.

 KCC는 하승진을 빼고 수비를 대인 방어로 바꿨다. 그러자 모비스는 낮아진 KCC의 골밑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문태영이 집중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했고 송창용은 돌파, 라틀리프는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으로 득점에 가담했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KCC는 수비를 다시 지역 방어로 바꿨고 공격의 중심에는 디숀 심스를 위치 시켰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모비스가 68-49로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KCC는 하승진 없이 4쿼터를 시작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KCC가 보여준 경기력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슛은 계속 림을 돌아 나왔고 연속으로 턴오버가 발생했다. 공격 실패는 모비스의 빠른 공격을 통한 득점으로 연결됐다. 수비에서는 리바운드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모비스 라틀리프, 문태영에게 차례로 팁인 득점을 내줬다. 모비스는 4쿼터 2분 22초에 76-49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 지었다.

▲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낸 모비스

 모비스는 공, 수에서 KCC를 압도했다. 조직력이 돋보이는 수비를 펼치며 KCC 김태술이 주도하는 2대2 공격을 잘 막아냈다. 수비 성공 이후 펼쳐지는 빠른 공격은 위력적이었고 리바운드(37> 33)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하프 코트 공격은 KCC 하승진의 유무에 따라 그 모습이 달랐다. 하승진이 있을 경우 그를 외곽으로 끌어 낸후 픽&롤을 시도하며 골밑 또는 반대편 외곽의 기회를 노렸다. 하승진이 없을 경우 낮아진 KCC의 골밑을 포스트업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함지훈이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다.

▲ 고쳐지지 않는 문제점

 KCC의 경기력은 나빴다. 김태술은 여전히 2대2 공격에 대한 감을 찾지 못했고 하승진도 골밑에서 좋은 자리를 잘 확보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외국인 선수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현상이 또 다시 나타났다. 자유투 성공률(42%)도 너무 낮았다. 유기적인 공격의 실종, 낮은 슛 성공률(44%), 윌커슨과 심스의 많은 턴오버(7개 합작)는 모비스에게 빠른 공격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수비에서는 '하승진 딜레마'가 계속 됐다. 하승진이 있을 경우 픽&롤과 속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없을 경우 높이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