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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에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주체하는 "성과 정치"라는 주제로 진중권 교수가 강연을 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에 대한 폴 슈레이더 감독의 영화 <미시마>를 보고 진행된 강연이었지요.

저는 그 전에 다른 영화를 보고 카페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의 분이 저 옆 자리에 앉더군요.
무의식적으로 목례를 하니깐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하시더군요.
진중권 교수의 첫인상은 그의 글과 말처럼 대단히 날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운동을 하는 건지 군살하나 없는 몸이었습니다.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들은 몸의 단련이 대단히 잘되었다는 제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그런 신체였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노트북을 펼치더니 검색을 하고, 계속 걸려오는 전화(원고 청탁 + 강연 청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제가 원래 낯선 사람이래도 말을 무진장 잘 거는 스타일인데.. 빈틈하나 없어서 말을 못 붙이겠더라구요.

암튼 강연 준비 전까지 강연에 쓸 자료를 인터넷 정보와 관련 사진, 동영상을 최선을 다해 체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연이 시작되자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과 일본인의 미의식에 대해 한 시간 가량 숨도 안쉬고 설명을 했습니다.
영화와 문학 전공자가 아니라서 문화적인 틀로만 설명하는 것이 지닌 한계도 있었지만 강연은 유익했습니다.

그리고 이 강연에 시네마테크 전석이 매진이 되었습니다. 정성일, 이동진, 김혜리씨 같은 분들도 강연을 한 적이 있었지만 전석 매진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진중권 교수의 인기는 정말 높다고 할 수밖에 없더군요.

강연 후에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 이런 찌질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로 진중권씨를 처음 알고 이런 분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분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데 하고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진중권씨는 전임교수가 되고 자가용 비행기까지 타고 다닙니다. 저는 실직자가 됐구요. 하여튼 그렇다는 겁니다" <--- 이 분은 왜 이런 찌질한 소릴 한 걸까요/

이에 진중권 교수 왈 "저도 올해 난생 처음으로 직업을 가져봅니다. 비행기는 2천만원짜리예요. 왠만한 사람 자가용 값도 안되죠. 저는 비행기 면허는 있지만 자가용 면허는 없습니다"

또 다른 분의 질문 "제가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미시마 유키오의 시신이 도굴되었다는데.. 그 뒤 어찌 되었는지 아세요?"

진중권 교수 답변 "거기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다만 저는 예수가 부활한게 아니라 시신이 도굴 당한게 아닐까 의심해본 적은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욕먹을 소릴지 모르지만... "


암튼 재밌는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