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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 피렌체는 가깝습니다.

대략 2시간이 안걸리니까요.

피렌체 S.M.N 역.

왼쪽과 오른쪽 양 쪽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나가기 전에 방향을 잘 확인 하시길.

왜 이 얘기를 하느냐면,

제가 엄청 고생했거든요-_-잘못 나가서;;

이글이글 불타는 한 낮의 피렌체에서 트렁크 부서지고 난리가 아녔답니다ㅜㅡㅠ

그래서 여기서 다시 산 트렁크는 우선 바퀴를 막막 확인하고 샀습니다-_-;;

아, 그리고 제가 묶었던 숙소는 Booking.com에서 찾은 Peterson B&B란 곳이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아주 싹싹해서 좋았습니다.

중심지에서 조금 멀긴 하지만, 걸어 갈 만 하고, 가격도 납득 할 수준이었습니다. 참고 하셔요.

 

피렌체 역의 약자인 S.M.N는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약자죠.

바로 앞에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이 있습니다.

내용물은 가톨릭 신자가 아니시라면 굳이-_- 아니보셔도 되는데, 신자시라면 구경하는것도 꽤 재밋습니다.

성모신심에 대한 중세 이태리 특유의 감성도 느낄 수 있구요.

 

숙소 앞에 있는 카페 비엔나.

부곡 하와이, 파주 프로방스 이래로 정신적 충격을 주는 미묘한 작명이네요-_-

 

뭐 이런 반토막 짜리 버스도 있더라구요.

오른쪽이 SMN 역입니다.

 

피렌체 투어리스트 센터.

여느 이태리 관광객 센터가 그렇듯, 도움이 안됩니다.

 

SMN역 옆 광장.

 

여기도 산타마리아 성당입니다. 두오모 가는 길에 있어요.

SMN에 비해 규모는 훨씬 작지만 더 종교시설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여기도 화려하긴 엄청 화려합니다만..

 

저 유명한 두오모입니다.

올라가고 싶었지만 제가 있는 기간에는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사람도 너무 많았구요;;

그냥 외관 보는 것으로 만족.

실제로 상당히 그림같은 외관이네요. 기하학 적 환상같은 느낌에 거대함까지 겹쳐 기묘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두오모 주변과 여러 상가들을 간단히 둘러보고, 아르노 강 너머의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 갑니다.

가죽이 유명하다고는 하는데, 의외로 가죽은 눈에 띄는 것들이 특별히 없네요.

저 멀리 보이는 베키오 다리는 나중에 가게 되구요, 우선 밥밥밥

유명한 피렌체 스테이크를 먹으러 갑니다.

아르노 강 건너편은 로마 테베 강 건너편 같은 느낌입니다. 관광지라기 보다는 생활 지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제가 가는 곳은 Cambi라는, 론리플래닛에도 소개 된 곳이라네요.

 

아르노 강 물 상태는 테베보다는 훨~~~~~~~~~~씬 낫네요.

다리를 건너 건물 하나만 지나면 Cambi가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건 스테이크지만 그것만 먹을 수는 없으므로 카프레제를 시킵니다.

 

막 따온 토마토와 갓 만든 치즈라는 느낌의 카프레제 샐러드.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만 양도 그닥 적지는 않네요. 신선해서 참 좋습니다.

피렌체는 토스카나의 주도인지라, 토스카나 내에서 생산되는 와인이 여기로 모입니다.

덕분에 모든 레스토랑에서는 두종류 이상의 테이블 와인을 구비하고 있고, 최소한 토스카나 와인이라면 굉장히 충실한 와인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종업원들도 와인에 지식이 높으며, 자부심도 있습니다.

이 때 서빙한 웨이트리스가 특히 그렇더라구요. 설명도, 추천도 상당히 잘 합니다. 유명한 집이고 하니 영어도 잘하구요.

친절...은 조금 애매합니다만 불쾌할 일은 겪진 않았습니다.

미묘하달까요.

뭐 피렌체에 왔으니 와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최근 투스칸 와인은 프랑스 품종(까쇼, 멜롯 등의)을 블랜딩 혹은 주로 사용한 수퍼투스칸에 꽤 큰 지분?이 있습니다. 어지간한 토스카나 지방의 와이너리는 한 종류 이상의 수퍼투스칸 와인을 만드는 듯 합니다.

찍은 사진은 나름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탄 티냐넬로입니다. 사시까이아와 함께 수퍼투스칸의 기수 중 하나죠.

국내에서는 워낙 비싼-_-녀석인지라(아, 물론 여기서도 비쌉니다. 한잔에 10유로;;) 맛도 못봤지만, 여기서는 잔으로 파니 한 잔은 마셔봅니다.

오크통에서 꽤 긴 시간을 숙성시켰다는 느낌이 드는 진하다 못해 찐득한 느낌의 바닐라, 육두구, 포도잼과 같은 강렬하고 농염한 향에 아주 부드럽고 의외로 상큼한, 적당히 진중한 탄닌의 맛이 고급스럽습니다. 세련된 지골로 같은 느낌입니다만, 글쎄요. 제 취향은 아니네요.

무엇보다 이런 스타일의 와인을 이태리 와인으로 부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나파벨리에서 나와야 적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와인 자체로서의 완성도는 높지만 어떤 국가적 아이덴티티라는 부분에서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꽤 촌스러운 사람인가봐요.

 

하프 보톨(350ml)에 12유로 정도였던 2009년 끼안띠 끌라시꼬, 산지오베제 품종

이탈리안 식사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산지와  품종이 아닐까 합니다. 웨이트리스가 자신있게 추천 한 것과 같이, 훌륭한 밸런스와 적당한 무게감으로 식욕을 돋구고 입 안을 정돈 해 줍니다. 밝은 느낌의 붉은 과실향과 목 넘김에서 느껴지는 다소 따끔따끔한 스파이시함, 기분좋은 무게감의 탄닌, 시트러스의 마무리까지. 사실 티냐넬로보다 개성있진 않았지만, 훨씬 토스카나 스럽습니다.

이렇게 본토에서 토스카나 와인을 마시니, 바롤로의 산지인 피아몬테주의 주도인 토리노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더욱 듭니다.

다음에 혹여 이태리를 가게 된다면 꼭 가봐야겠어요.

 

피렌체 스테이크.

사실 티본 스테이크는 피렌체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특별한 소스 없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1kg짜리 넉넉한 스테이크입니다. 가격은 40유로.

둘이 먹기 충분하다 못해 많습니다;;ㅎㅎ

 

Cambi의 지하 와인 창고.

종류와 그 양, 어느쪽에서도 토스카나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식사를 마치고 아르노 강 건너편을 둘러봅니다.

역시 쇼핑과 구경은 정말 사람 사는데서 둘러봐야 하는게 아닌가..그런 생각을 여행 때 마다 하게 됩니다.

 

작은 식료품점이라고 해서,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덜 한 것은 아닙니다.

동네 식료품점에서 장식한 유명 빈티지 와인 병들.

모두 토스카나 와인들입니다. 최소 40년은 족히 넘은 라벨들입니다.

 

이름 모를 성당 건물.

벽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건너편에서 본 피렌체 중심가.

 

 

아르노 강 아래로 내려가, 강둑에서 찍은 석양.

피렌체에서의 멋진 하루가 갑니다.

 

 

베키오 다리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여러 상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네요.

 

피렌체는 로마와 더 가까워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젤라또가 훌륭한 편입니다.

일본 여행 잡지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젤라떼리아로 보입니다. 안에 일본어로 된 소개 잡지도 있구요.

실제로 일본인들도 많았는데, 상당히 괜찮았어요. 과일 계통이나 디저트 계통 양쪽 다 충실하고 진한 맛이더군요.

베키오 다리 바로 옆 다리, 건너편에 위치한 집입니다.

 

해가 지고, 달이 뜹니다.

 

어두운 태양 같은 달. 베키오 다리와 그림같이 어울립니다.

 

박물관 앞.

여기저기 야경을 보고 돌아다닙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 덕에 마치 꿈 속을 거니는 느낌이 듭니다.

 

 

 

두오모 옆에 뜬 만월.

그래서 제게 피렌체는 달밤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뜬금 없지만 갑자기 마시고 싶어 마신 더프 맥주.

호머가 좋아할 만한 맛입니다.

심플하고 단순한 라거.

다음날 다시 두오모로 갑니다.

 

여전히 으리으리.

대부분의 관광 명소 혹은 쇼핑 명소들이 다 이 주변에서 시작하니 어쩔 수 없죠.

국내에 100년의 기업? 이라는 EBS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가방 가게 Bojola 역시 이쪽으로 오는 길에 있습니다.

유명한 피렌체 가죽 시장 역시 두오모 옆 골목에서 시작하는데요,

뭐 이날의 가죽시장 감상을 정리하자면,

별로에요.

특히 가죽시장.

진짜 별로에요.

완전 꽝.

특히 남자 가죽 자켓 보려고 하시면

최악-_-

그나마 여자 것들은 볼만하고, 종류도 꽤 되고 하지만

그래도 사지 마세요.

사이즈 없어도 무조건 수선해준다 사라고 난리치고 한번 잡히면 아주 머리가 아프네요.

가장 중요한 디자인.

별로에요.

여자는 그래도 볼만하지만 남자껀 다 아저씨들 자켓이에요.

완전 구려요.

게다가 그리 싸지도 않아요.

만약 가죽 자켓을 사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동대문 광희시장을 가세요.

모르시면 쪽지 주세요. 위치 알려드릴게요.

가격은 비슷하고, 가죽 질도 차이 안나는데 디자인이 차이가 많이 나네요.

종류는 말 할 것도 없구요.

특히 디자인쪽이 문젠데 우리나라 가죽 시장 물건들은 거의 다 명품 카피 물건들인데, 고급스럽게 잘 해놔서 볼만해요.

만약 남성분이 여성 가죽제품 디자인이 맘에 들었으면, 큰 사이즈를 한 번 물어보세요.

그것 만큼은 추천합니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여성분이 많아서 그런지, 남자가 입어도 사이즈가 맞는 것들도 있더라구요.

그리고  만약 사신다면 무조건 폭풍 에누리 하세요.

500유로 불렀던걸 300유로까지도 해주더라구요-_-;;

가격 맘에 안들면 무조건 나오세요, 그거 두어번 하면 가격 많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무언가 산다고 한다면 벨트 정도.

가방도 이쁜건 없네요.

차라리 두오모 오른편에 있는 프리모클라쎄 매장을 가시는게-_-;;

 

 

베키오 다리는 귀금속 공예품으로 유명합니다.

독특한 감성이 우러납니다만...과연 이쁜지는-_-;

개인의 판단;;

그래도 상가 창에서 보이는 아르노강 전경은 그림같이 이뻐요.

대충 이렇습니다.

여러 유색석을 엮어 놓은 공예품들이 많아요.

역시 이쁜지 어쩐지는 본인 판단;;

 

이른 시간 같지만 이미 7시가 넘은 시간.

오늘도 Cambi로 식사를 하러 갑니다.

 

오늘도 가니, 다른 와인을 추천 해 줍니다.

하프보틀로 10유로 정도 가격이었습니다. 어제의 끼안띠 끌라시꼬에 비해, 좀 더 거칠고 진한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오늘도 성찬.

전 이태리음식이 입에 맞나봐요.

아오 스테이크 하앍하앍

저녁 식사 하기 전에, 의도치않게-_- 쇼핑을 했어요.

전 가죽시장에서는 아무것도 안샀습니다만, 아르노강 건너편에선 크림색 라이더 자켓을 사게됐어요.

그게 여성복 파는 일종의 부띠끄(현지인 상대)였는데, 세일하는 품목 중에 52사이즈-_-의 여성용 라이더 자켓이 있더라구요.

어깨를 맞춰보니 사이즈가 제 사이즈라-_-;; 60유로에 운 좋게 구할 수 있었구요,

그리고 폭풍지름-_ㅠ

 

으헝헝헝헝..ㅜㅡㅠ

뒷일 생각 안하고 지른 280유로짜리 구두;;

저 유니크한 디자인과 컬러가 완전 쩔어서 샀는데, 정말 좋네요.

구두가 무겁다는게 안정감있고, 바닥이 단단한데 편하다는 느낌이 이거구나 싶네요.

폭풍 아끼고 있음;; 슈트리 하나 사야되는데...(먼산)

Francesco da Firenze 라는 곳에서 샀어요.

네이버에서는 검색도 안되는 곳인데, 나름 유명한 집인 듯 합니다. 공방에서 바로 만들어 파는 곳이구요.

우연히 발견해서 더 횡재 한 것 같네요;;ㅎㅎ

이 날도 폭풍 밥먹고 호텔 와서 기절하듯 잤습니다.

ㅎㅎㅎ

피렌체에서 마지막 날.

사실 이 날은 좀 애매한 하루였던게, 열차 표 매진으로 하루를 붕 뜨게 보냈어요.

어찌어찌 니스까지의 열차편을 힘들게 알아보고, 하루는 간단히 쉬기로 합니다.

덕분에 오전 중에는 역에서 실갱이 하다가, 다음날 표를 예매하고 점심을 먹었어요;;ㅎㅎ

쉬는 하루가 되었지요.

이 날은 점심을 아주 푸짐하게-_-먹었습니다.

호텔 아주머니께 스테이크 어디가 맛있냐..라고 물으니, SMN 역 옆을 찍으시길래,

Aㅏ. 이 분이 설명하기 귀찮으니 이렇게 알려주나..했는데...

여기 진짜 맛있었어요-_-;;;

무엇보다 가격이 참 착했습니다.

28유로에 안티파스티, 세컨피아트(스테이크 500g), 돌체가 세트로 나오고,

하우스와인 250ml랑 물 500ml가 같이 나왔거든요;ㄷㄷ

 

전채입니다.

프로슈토와 베이컨이 3종류 정도로 나오고, 빵 위에 토스카나 스타일로 요리한 간과 내장을 갈아 볶은 것, 토마토를 잘게 썬 것, 버섯을 볶은 양념? 같은 것이 올라가 있습니다. 양은 상당해서 이것만 먹어도 배가 적당히 찰 정도에요.

어쩐지 외국 애들이 가게 안에 많더라니-_-;;

 

꼴랑 한잔이 아니고 통 크게 250ml가 나온 하우스와인입니다.

맛은 말 그대로 탁월하네요ㅜㅡㅠ 역시 본토에서는 하우스와인이 진리에요.

와인 리스트또한 충실해서, 비단 토스카나 와인 뿐 만이 아닌, 이태리 각 지 와인을 잘 정리해서 서브하더라구요.

 

감자샐러드를 곁들인 500g짜리 스테이크.

Cambi와는 다르게 토스카나 스타일로 양념이 되어 있습니다.

고기 질은 좀 떨어지지만 지역색이 확연히 드러나는 식사였달까요? 가격까지 생각하면 여기 손을 들어 줄 수 밖에 없네요.

만약 혼자 피렌체에서 식사를 하셔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럼에도 제대로 한끼 먹고 싶다면, 여기를 추천합니다.

 

아몬드 비스코티와 빈상트.

배 불러서 헉헉 거리고 있는데 서빙된 비스코티(이탈리아식 쿠키)도 맛있었지만,

토스카나 스타일의 디저트 와인인 빈상트도 멋졌습니다. 깔끔하고 달콤한 마무리!ㅎㅎ

아우, 다시 생각해봐도 여기 정식은 참 좋았습니다.

 

식사 하고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하루가 금새 갔습니다.

그 사이 3피스 정장-_-도 사고(아웃렛이 있더라구요...한벌 49유로짜리;;)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하니,

정말 하루가 빠르게 갔어요. 

 

 '

관광지가 아닌 피렌체의 골목들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