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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왕십리에서 친구와 만나서 심야 3D로 관람했습니다.
저와 친구, 친한형님 3명이서 관람했는데요.
친한 형님은 이 영화를 디지털로 이미 보셨더군요.
제가 예매한다고 하니, 재미없으니 다른걸로 보자고 만류를 하시더군요. -_-;;
저야 극장에 걸린 다른 영화들은 거의 다 본데다, 3D로 영화를 꼭 보고 싶어서 예매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지금은,
올해 관람한 영화들 중에 가장 재밌었던 작품으로 꼽고 싶습니다. (스타트렉하고 비슷한 수준의 재미랄까요?)
오죽하면 2D 디지털로 재미없게 봤었다는 형님 조차도 3D로 같이 보고 나오면서
'아, 정말 3D로 보니까 다르네' 이렇게 생각을 바꿀 정도였으니까요.

영화의 평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일단, 이 영화를 평가하는 이들은 모두들 어른들인데, 이 전제부터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이 작품은 어른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3D효과를 도입한 실사 영화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극장에는 연소자등급의 아이들을 위한 영화는 죄다 3D,2D애니메이션뿐이고, 실사영화는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전에 봤던 김윤석의 남쪽으로 튀어 조차도, 15세 등급이었을 정도니까요.
지금 한번 인터넷에서 개봉정보를 살펴보시면 12세관람가,연소자등급 실사영화가 얼마나 드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미스터 고는 12세관람가로 지정되어 있지만, 실상은 연소자가 봐도 내용의 어려움을 제외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는 시각과 평가하는 시각의 차이가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의 관람 성향이 키덜트에 가까운 부분이 있어서 어쩌면 평가에 이런 부분이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김용화감독은 영화에 깊이를 주는 방향보다는 최대한 알기쉽고 단순한 플롯으로 끌어가자는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것이 힘들게 구축해낸 3D캐릭터의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살리는 방향이라고 본 것 같고요. 전 이 판단이 아주 적절했다고 봅니다.
부모와 아이들이 같이 극장에서 3D안경을 쓰고 웃으며 보기에 이만한 작품이 없으니까요^^
혹자는 이 영화의 신파가 마음에 안든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눈물을 짜내는 게 신파라고 한다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신파가 없습니다.
가족용 드라마 장르에 맞는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들이 요소요소에 있긴 하지만,
짠한 장면은 조금 있을 지 언정, 작위적인 설정으로 눈물을 짜내는 그런 장면은 없어요.

반면에, 코믹한 장면은 상당히 많습니다.
문제는 이 코믹한 장면들이 아이들용과 성인용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죠.
때문에 성인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웃음포인트가 적다고 느낄테고, 그것이 오롯이 감상평으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아이들에게 감상평을 써보라고 하면 어떨까 궁금해지는 부분이 아닐 수가 없네요.
여기서 제가 가장 크게 만족을 느낀 부분을 몇가지 들어보자면,
1. 환상적인 3D 오브젝트 '링링'
: 이론의 여지가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3D 캐릭터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후에
외국영화를 관람할 때의 이질적인 감성을 가지게 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정말 한국에서 만들어낸 실사영화용 캐릭터 중 괴물의 한강괴물,디워의 이무기,7광구의 괴물 등 아직은 그 표본이 작지만, 링링의 캐릭터 메이킹은 엄밀한 헐리우드 급이라 평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강의 '프로야구' 영화 연출
이 영화의 장르로서 어째서 '스포츠'가 빠졌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려진 프로야구의 연출이 대단합니다. 비록, 가족용 오락영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설정이들어가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모든 걸 떠나서 프로야구 스포츠 팬이라면(두산팬이면 더더욱 ㅋ)
꼭 한번 관람을 해야 할 정도로 프로야구에 대한 영화적 묘사가 뛰어납니다.
국내에 개봉한 그 어떤 영화보다도 야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특징들을 잘 캐치해서 역동적인 화면으로 뽑아주는 기술이 일품이거든요.
더군다나 '링링'이 홈런을 터트릴 때의 그 타격음, 거대한 잠실야구장의 현장감, 영화적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은근 디테일하게 끌어가는 흐름등은 프로야구 팬 입장에서 하나의 야구영화로서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 아닐까 평하고 싶습니다. 정말 속이 뻥뻥 뚤립니다. ㅎ

3.유치함을 상대적으로 가려준 중국영화풍의 감성
이 영화는 한국영화이지만, 중국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난후 몰려오는 감정과 함께 이질감을 느꼈던 이유중에 이러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나 크더군요.물론,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보았으니까요. 그만큼 이 영화가 다양한 부분들을 스토리상에 다루고 영상으로 뿌려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가 오글거린다. 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영화의 구성을 심플하게 가져가 준 것과 엔딩연출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인물의 심리묘사와 성향표출이 한국인의 그 감성과는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웨이웨이역을 맡은 서교양의 연기가 그런 부분을 뚜렷하게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보신분들에 따라 서교양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보여주는 캐릭터 묘사가 뭔가 어설프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관객 입장에선 이 영화를 그냥 중국영화로 받아들이고 관람하신다면,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글이 꽤 길어졌네요.
제가 이렇게 장문의 감상평을 쓰면서까지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을 보이게 된 이유는 이 영화는 단순히 재미없다고 묻히기엔 그 내용이 너무나 알차고 흥미롭다.
이 영화는 엄밀히 토종한국영화가 아닌 외국영화로 받아들여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반드시 3D,HIFI SOUND로 관람하지 않는다면 이 영화의 진면목을 느낄 수 없다.(마치, 장기 둘 때 차,포를 떼고 시작하는 것처럼)
이러한 생각들이 강하게 작용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으로서 주관적인 평가이겠지만, 한국영화 특유의 이미지를 배제하면, 정말 다이나믹하고 유쾌한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b
그리고 꼭 3D로 보시길 바랍니다. 액션 씬을 제외한 일반화상에도 3D효과가 쓰인 부분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저도 한번 더 3D로 보러 갈 예정입니다.(이번엔 MEGA BOX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