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적에게는 자유가 없을까?
- 작성일
- 13-09-03 16:45
김두식 교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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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감옥부터 보내려다보니 법리가 끼어들면서 일이 복잡해지잖아요. 국정원이 흘리는 정보가 모두 사실이라 해도, 통합진보당의 일부 당원들이 모여 나라를 뒤엎을 수 있을만큼 우리 기반이 허약하지 않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친북 인사들은 자유롭게 발언하고 우리는 그분들을 정치적으로 평가하면 돼요. 그게 민주주의입니다. 충분히 그럴 때가 됐어요.
제대로 된 민주국가가 되면 북한에서 보낸 간첩이 발을 붙일 수가 없습니다. 남파공작원 김동식의 <아무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를 읽다보면 남파공작원들이 남한 문화를 익히느라 죽을 고생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공기처럼 숨쉬는 자유이지만, 남파공작원 입장에서는 그걸 시험 쳐 가면서 익혀야 하는 거예요. 우리가 더 자유로운 나라가 될수록 북한이 (또는 북한 간첩이)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적어집니다. 그래도 북한이 간첩을 보내면... 국정원이 잡으면 되죠.
남북대치상황이라 불가능하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남북대치상황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더 중요한 겁니다.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야말로 우리가 북한과 싸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되면 잘못된 사상들이 꼬리를 감추게 됩니다. 그걸 이용해먹고 사는 극우, 극좌 세력도 발을 붙일 수 없습니다.
"자유의 적에게는 자유가 없다" 같은 말을 너무 쉽게들 하시는 것 같아요. 자유에는 책임이 동반되듯이, 위험 감수도 동반되는 것입니다. 모든 위험에서 자유로운 사회는 가장 독재적인 사회일 수밖에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