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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 <멜랑꼴리아>를 보고 마음이 먹먹해져 헌책방을 들렀습니다. 하필 눈에 들어오는게 <자살토끼>.
어린 시절 강아지만큼이나 친숙해서 동요 가사에 늘 등장하던 친구.
그 토끼가 자살을 계획합니다. 이 만화는 처음에는 피식하고 웃다가 페이지를 넘길수록 눈물이 납니다.

집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자살을 추구하는 토끼의 모습에 경건함마저 느껴집니다.
무엇이 이 토끼로 하여금 세상을 떠나게 하는 걸까요?
한 페이지, 페이지마다 죽어가는 토끼들.. 그 토끼의 주검을 비추는 배경은 노란색입니다.

어떻게보면 이 만화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자의 진지함과 자살을 다루는 옐로우 저널리즘의 가벼움이 이율배반처럼 하나로 표현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을 때 나는 이 만화를 봅니다. 죽음은 토끼처럼 폴짝 폴짝 뛰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