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http://blog.naver.com/alsn76/40203462935


오늘 어쩌다 보니 한옥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서, 좀 찾아보다보니, 만쭈리의 블로그라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한옥의 비과학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데 전반적으로 다른 블로그 포스트도 이런 식으로 서술되더군요.


http://egloos.zum.com/TerraFlux/v/4000653

위의 블로그 포스트에 대한 비판은 아래의 링크로 보면 알 수 있는데...

만쭈리의 블로그는 전문성이 없는 역사 블로그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네요.



제가 대학원에서 처음 역사를 배울 때 주의해야 할 점으로 배운 것이 "휘그식 역사 해석"을 피해라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의 관점에서 과거를 해석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현재의 기술발전정도나, 현재의 관습 등으로 과거의 기술이나 관습을 해석하려고 하면 많은 오류를 지닐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위의 만쭈리의 역사 블로그는 현재의 관점에서 조선의 건축을 해석하여 조선 건축 기술을 폄훼하는 휘그적 역사 해석의 대표적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 포스트를 쓴 사람은 당시 한반도가 처한 기후적, 사회적, 자연적 조건 - 극심한 기온과 습도의 연교차, 부족한 자재(나무와 흙 이외에는 마땅한 건축 자재가 없었음), 난방 자원의 부족(석탄을 난방에서 사용하기 이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나무가 부족했습니다. 나무가 유일한 난방재!)- 등으로 인한 조선의 기술적 선택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시피 합니다.

대신 현재적 관점, 즉 석유시대, 풍부한 난방재, 자재를 언제든 공급받을 수 있는 국제적 무역 환경이 가능한 지금의 건축 환경에 비추어 과거를 보기 때문에 조선의 기술적 선택이 낙후되었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이런 건은 단순히 기술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회나 국가든 그 당시에는 그런 사회적 선택, 정치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이런 역사적 설명들이 과거의 부정적 사실을 긍정하는 것처럼 역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느낄 수는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연구의 객관성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그 당시의 상황을 복원한 후에 당시의 선택에 대해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런 고되고 힘든 작업 없이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것은 게으르고, 더 나아가서 못된 연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당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일 뿐이니까요.

이 블로그를 재밌게 읽으시는 분이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제가 오늘 읽어본 결과로는 대단히 주의 깊게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블로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