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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ozzyzzz 2시간

솔직히 국정원 이슈는 문제지만 시국선언은 오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촛불도 취미활동 이상의 충분한 당위를 찾을 수 없습니다. 이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다면 야권에 당분간 희망이 없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dnwistmfmzm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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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는 아니래도, 여건이 되면 촛불집회 나가는 입장에서 "촛불은 취미 활동"이란 소리를 들으니 씁쓸합니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민주공화국에서 정보기관과 경찰이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공작을 했다라는 행위를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공화국이 세워진 뒤 오랜 시간 쌓아올렸던 직선제와 이를 비롯한 민주정치의 원칙이 무너진 중대한 사안인데 말이죠. 이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고, 얼마나 많은 눈물이 쏟아졌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나 모르겠네요.

그런데 언론도 침묵하고, 야당은 무기력하고, 여당은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촛불을 들었고, 다른 시민들도 촛불을 들고 나왔죠.

그래 여름밤 도심 한가운데 나와 다닥다닥 붙어 촛불을 들고 서 있는 행위가 캠핑에 가서 캠프파이어하는 거랑 비슷해 보일 수도 있겠지요.

말 쿨하게 하는 거 참 쉽습니다. 나도 말로는 세상을 바꾸고, 돈도 많이 벌고,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뭔가를 이룬다는 건 정말 꾸준히 그리고 진득하게 조금씩 나아가야만 가능합니다.

촛불이 안 될 수도 있고, 행여 옳지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하나 하나가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지 변화가 시작될 수 나마 있는 거죠. 그냥 "취미 활동"으로 무시할 만한게 아니라고 봅니다. 이 시작이 없으면 궁극적인 변화도 없는 거니까요.



p. s. 사실은 걍 욕하고 싶었는데, 참고 썼네요. 걍 XX 같은 XX라고 생각하는데, 저딴 말 지껄이면서 진보랍시고 나대는 지 모르겠네요. 맑스가 맥락은 다를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이 말했어요.

"철학자들은 세계를 단지 여러가지로 '해석'해왔을 뿐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변혁'시키는 일이다."

라고요. 변혁의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촛불 들 힘조차 없는 XX한테 진보는 사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