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해무, 매우 흥미롭게 봤습니다. (스포없음)
- 작성일
- 14-08-14 23:04
오늘 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원작이 있더군요. 그리고 봉준호사단과 인연있는
영화인들이 만나, 대작영화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해무는 간단히 정리하면 드라마로 시작해서 스릴러로 몰입하게 되고, 처연한 멜로로 마무리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리얼한 전개와 흐름, 뜻밖의 사고로 인해 광기로 치닫는 인간의 군상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처연한 사랑...
저는 영화를 보고 나올 때 뭔가 복잡한 감정을 품게 되었는데, 한편으론 그걸 느끼면서도
무언가 확실하지 않은 찝찝함이 남습니다.
확실히 재미로 보는 영화는 아니지만, 배우의 연기에 기반한 아기자기한 연출과
극적장치들은 강렬함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엉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처음 가본 평양냉면집 육수의 맛이라고 해야할까요?
처음 먹었을땐 밍밍함에 별 맛을 못느끼고 심지어는 맛없다라고 까지 느낄 수 있는데,
왠지 집에오면 기억나는 맛, 그리곤 결국 참지못하고 한번 더 가서 맛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맛과 같은 영화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 그 자체가 대표 컨텐츠이며 집중할 감상포인트이고, 또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김윤석의 연기가 면가와 석태의 연장선이라 하는데, 개인적으론 그분들이 그런 연기에만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그 배역들과는이미지도 다르고 성격도 다릅니다.
박유천이나 한예리 그외 조연배우들의 연기 또한 개성있는 마스크와 종전에 친숙한 이미지란 게 있지만, 분명히 다른 연기였고, 각기 다른 배역을 훌륭히 소화했습니다. 박유천은 미스리플리때부터 봤는데,
이제 이 영화로 인해 하나의 배우로써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쉽게도, 작품자체는 확실히 취향을 탑니다. 남성적이고 마초적이며, 지저분하고, 폭력적입니다.
커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영화자체의 배경에 강렬한 메시지가
녹아 있기 때문이죠. 혼자서 빠져들만한 영화입니다.
이번에 CGV에서 관람했는데, 대사가 잘안들리는 부분이 있어서 사운드적인 집중력이 좋은 근처 메가박스에서 한번 더 볼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500만명 이상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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