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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잠깐 정리한 체인지업의 물리적 원리인데, 사실 패스트볼의 원리를 알면 체인지업의 원리를 아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공이 빨라지는 여러 원인을 거꾸로 제어하면서 던지는 거니까요. 그러니 당연히 체인지업의 그립은 선수마다 다양하게 됩니다.

중간에 그림은 골프공의 딤플인데, 이게 실밥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인터넷 글과 여러 야구서적 이것저것 짜깁기한 건지라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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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직구를 던질 때와 폼은 물론 팔의 각도, 스윙스피드까지 똑같게 해 타자가 눈치 챌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타자들은 공이 오는 것만 봐서는 정상급 투수의 공을 치기가 아주 힘들다. 그러므로 타자들은 투수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던질 때의 손바닥과 손목 모양, 상체와 팔의 각도, 팔 스윙의 속도 등에서 미세한 차이를 찾아낸다. 경기장에서는 물론 투수의 경기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며 투구 버릇을 찾는다. 류현진을 비롯한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들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완벽히 같은 폼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주 위력적인 것이다.

그런데 팔의 각도와 스윙이 같은데 체인지업은 어떻게 직구와 속도가 달라질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직구가 어떻게 빨리 날아갈 수 있는 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직구를 던질 때 공의 진행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인 백스핀을 주면 공의 밑면은 공기가 압축되고 공의 윗부분은 압력이 낮아진다. 이런 유체의 압력 차에 의해 지면으로부터 공이 수직 위로 향하는 힘(매그너스 효과)이 작용한다. 이는 공에 작용하는 중력, 즉 떨어지는 힘을 상쇄시켜 조금이나마 공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강하게 던지면 타자의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지 않아 마치 공이 솟아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타자에게 주기도 한다.

게다가 포심패스트볼(직구)은 한 번 회전할 때마다 실밥의 네 부분이 공기와 맞닿으며, 공기와의 저항을 상쇄한다. 실밥은 공이 날아가는 동안 공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드는데 공이 회전하면서 이 막도 회전하게 된다. 야구공이 날아가면서 받는 저항은 실제 공 표면이 아닌 이 공기막과 주변 공기의 마찰로 인한 것이다. 공기가 야구공의 주위를 통과하게 되면 야구공의 뒤쪽에 압력이 매우 낮은 웨이크 존이 생성된다. 반면 야구공의 앞쪽은 압력이 높게 된다. 이로 인하여 공을 뒤로 잡아당기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실밥이 없다면 공의 표면이 매끄러워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공의 뒤쪽이 진공에 가까운 상태가 돼 공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포심패스트볼은 포심, 즉 네 부분의 실밥이 공기를 헤쳐 나가며 빠르게 날아가는 것이다.

패스트볼과 달리 체인지업은 상대적으로 공기저항을 많이 받도록 공을 가볍게, 손바닥에 깊숙이 넣어 잡는다. 이렇게 잡아 던지면 직구에 비해 공을 채는 힘이 공에 온전히 전해지지 않아 회전이 적어져 공이 수직 위로 떠오르는 매그너스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포심패스트볼은 한 바퀴 돌 때마다 규칙적으로 네 번의 실밥과 공기의 마찰이 생기지만 체인지업은 공기와 실밥과의 마찰이 일정하게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의 진행방향 뒤에 생기는 웨이크 존이 상대적으로 크게 만들어져 공의 운동을 방해해 느리게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