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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각종 불법사찰을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김민기 하태한 부장판사)는 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특별감찰관법위반‧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에 대해 일부 직권남용죄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심서 유죄로 인정된 국정농단 방조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로 뒤집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1심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 6개월을, 불법사찰 관련 혐의 등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에 있던 시기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과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수행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등을 받는다.

또 자신의 부인에 대한 부동산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특별감찰을 개시하자 직원들의 현장조사를 중단시키는 등 직무수행을 방해(특별감찰관법 위반)하고 국가정보원 직원을 동원해 이 전 감찰관 등을 사찰하고, 이와 별개로 진보교육감 등에 대한 사찰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도 받고 있다.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혐의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뒤집었다.

항소심은 국정농단 방조와 관련한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위 행위에 대한 감찰은 민정수석의 직무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비서실 직원이나 비선실세(최서원씨)와 연계하여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별도 지시가 없는 이상 민정수석에게 적극적인 감찰 의무가 있다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 비위행위의 존재나 안종점 전 수석, 최 씨와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교육감들을 사찰한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교육감을 견제, 제압하는 데 이용할 의도 등으로 국정원 직원들에게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도록 해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직권남용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불법사찰 관련 일부 직권남용죄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특별감찰관의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이 전 특별감찰관을 사찰하도록 추명호 당시 국정원장에게 지시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또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의 비위 정보 등을 국정원에서 사찰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유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우 전 수석이 과거 구치소에 1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우 전 수석은 선고 직후 모두 무죄를 주장하며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