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일각에서 내곡동 특검과 관련해 ‘새누리당 가결→이 대통령 거부’ 수순을 밟기 위해 사전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이 지점과 맞닿아있다. 특히 내곡동 특검에 대해 반대하면서도 표결 불참이라는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인 두 명의 친박계  행보가 ‘MB-박근혜’ 거래설 의혹에 힘을 실고 있는 것.

눈여겨 볼 대목은 이 대통령의 특검안 수용 여부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은 최도술 등 측근 비위 의혹을 고리로 당시 한나라당이 특검법안을 밀어붙이자 ‘재의’를 요구하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법률안 거부권은 대통령제하에서 행정부 수반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거부시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새누리당 내부는 내곡동 특검안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친이계 김용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내곡동 특검 법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 “정상적인 투표로 통과된 것이기 때문에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특검 추천권한을 야당한테 준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민주통합당의 특검 추천안은 위헌”이라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에게 거부 명분을 주기 위한 사전 시그널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민주통합당 내부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강하다. 한 관계자는 이날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특검안은 국회개원 합의 사항으로 이 대통령은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특검안 거부시 정국이 어떻게 되겠느냐. 바로 대치상황, 전면전에 돌입하게 된다. 여당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이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안을 거부할 경우 대선 정국 한 달을 남기고 ‘청와대 VS 야당’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대선 직전 야당의 반MB 전략은 더욱 노골화될 수 밖에 없다. 지난 4.11 총선 때의 복사판이다. 당시에도 야권은 청와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고리로 반MB, 정권심판론에 골몰하다가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태풍에 일격을 당했다.

이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의혹 규명 실패의 책임은 전적으로 임기 한 달여를 남긴 이 대통령이 지게 되고 박근혜 후보의 책임은 상대적으로 가벼워질 수 있다. 야당의 선거전략은 ‘반MB’안에 묶이는 반면, 박 후보는 정치적 쟁점에서 한발 비켜서 국민대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이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안 수용시 사저 부지 매입을 둘러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 등이 규명될 경우와 ‘실체 없음’으로 끝날 경우에 따라 정국 상황이 달라진다.

전자의 경우 박 후보는 대선 한 달여를 앞두고 야권의 파상공세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특검의 추천권이 야권에 있어 ‘실체 없음’으로 결론 날 가능성은 적지만,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야권의 정권심판 동력은 약화된다. 내곡동 부지 매입 의혹을 둘러싸고 있는 국면전환의 키는 이 대통령에게 있는 셈이다. 청와대 측은 특검 거부와 관련,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 [폴리뉴스 최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