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옆집 눈팅하다보니 여친이 친구들끼리 여2-남2 1박2일 놀러갔다온다해서 꽤 논쟁이 붙었는디...

제가 예전에 그런 비슷한 식으로 여행 갔다온 경험이 있어서.. 쿨럭... --;



저기서 말한 여성은 저보다 한 살 어린 사촌동생이었슴다.

대학 들어가기 전까진 별로 안친했던 사촌이었는디...(저는 남자 사촌들이랑만 놀았죠. ㅋ)


제가 대학 2학년 올라갈 무렵..

그녀석은 서울에 있는 예쁜 처자 많기로 소문난 여대에 입학하게 되었죠.



서울에서 같이 대학생활 하던 사촌은 그 녀석뿐이라.. 대학 입학후 급친해지게 되었는데..

서로 친구들 소개팅도 시켜주고 서로 축제때 불러서 놀기도 하고 그랬던...

그러던중에 제가 사촌동생한테 '너는 내 친구중 괜찮은 넘 소개시켜줄께' 다짐했었죠.


제 사촌에게 꽤 어울릴만한 친구가 있었는데.. 속으로 그 친구 생각하면서 말이죠.

마침 그때가 군입대중이었던 때라 제대하면 소개시켜주겠노라고...



그러던 중..

그 녀석에게 남친이 생기고.. 그 사실을 제가 우연히 알게 됐죠.

뭐 남친 생긴걸 안 이상 생각하고 있던 소개팅건도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사촌동생이 남친과 결혼약속을 하게 되었고...

결혼 날 잡아놓고 사촌은 저에게 전화를 했죠.


일 진행상황은 어머니에게 대충 들었던 터라.. 결혼소식 전해주러 전화했다 생각했었는데...

왠걸.. 전화해서 저에게 하소연을 하더군요.

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그런지(결혼당시 사촌 나이 23살이었슴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던 듯...



심지어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저에게 원망의 말들을 한바탕 쏟아놓더군요.

오빠 친구랑 소개팅도 해보고 싶었고.. 내 친구들 오빠친구들 어울려 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이런 거 한 번도 못해보고 시집가게 생겼다면서... 엉엉 우는데...




우와.. 유선상이기는 해도 엄청 당황스럽더군요.

그냥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대신 너 결혼전에 내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이나 한 번 가보도록 하자. 토닥토닥~

그렇게 달래서 전화를 끊고...


마침 방학중이었던때라 같이 갈만한 베프들을 섭외했죠.

그중 한 명은 사촌 친구랑 소개팅 한 적이 있어서 사촌과 안면은 텄던 친구였고...



그냥 이대로 가면 괜히 이상한 소리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저희 어머니한테 여행계획 얘기했다가 저는 맞아죽을뻔했죠.

이 얘기 처음 어머니께 털어놓는 순간 돌아왔던 첫 마디가 '너 미쳤구나' 였으니... --;


'너도 미쳤고.. 결혼 앞두고 여행갈 생각하는 사촌도 미쳤다. 때려쳐라' 난리도 아니었는데...



여튼.. 걔 친구들도 여럿 오기로 했다.

너무 가고 싶어해서.. 어차피 내가 가니 괜찮지 않느냐. 걔다가 같이 가는 친구들도 엄마가 잘 알지 않느냐..
(그중 한명은 엄마 친구 아들이어서 친해진 친구로 울어머니가 입버릇 처럼 'XX 반만 닮아봐라' 골백번도 들었던 전형적인 모범생 친구였다능..)

가까스로 설득해서 어머니 허락도 받아냈죠.




원래 사촌도 자기 친구들 데려오려 했는데.. 급하게 여행계획 짜다보니... 그건 무산 되서...

사촌 혼자 오게 되었던... 그래서 여1-남3의 기묘한 형태로 속초로 여행을 떠났드랬지요.

얘기들어보니 여자 여럿 남자 여럿이 가는 여행이라고 사촌 남친한테는 얘기하고 왔던 모냥이던디.. ㅋ




가서 뭘 했었더라?

동명항 가서 회 먹고...

등산이란 단어 자체를 싫어하던 친구들이 군대 갔다와서 변했는지 울산바위 올라가자 해서 올라가기도 했었고...

밤에는 4명이서 고기 구워먹으며 소주 한 병 나눠마시다가 결국 한 병 다 못 마시고 반정도 싱크대에 버렸던 기억도 나고...

항상 제가 여행갈때마다 들고가는 부르마블을 그때도 들고가서 그거 하고 놀았던 기억도 나고...

어찌됐던 그렇게 여행은 잘 다녀왔고...



여행을 갔다 와서 한달 보름 뒤에 제 사촌은 결혼식을 잘 올렸죠.





얼마전에 그 중 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그 얘기를 꺼냈었는데..

그때 여행 같이 갔던 친구가 그런 얘길 하더군요.


그때는 니 부탁이어서 가주어야겠다 싶어서 같이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갔는지 모를 여행이라고... ㅋ





웹서핑 하다보면...

어느 커뮤니티건 남친이 남자들 여자들 섞여서 숙박이 포함된 여행 간다네요. 하면서 하소연 하는 글들 주기적으로 올라오곤 하던디..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여행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