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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단단히 먹고 좋은 영화를 보려해도 주변 상영관에는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그 비싼 DVD나 블루레이도 구하기 어렵고, 굿다운로드로 결제를 하려면 또 마음에 드는 영화는 안보입니다. 어둠의 루트에는 많은 영화들이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이 영화들 중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들을 추려서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려고 합니다. 물론 여기서 소개하는 영화들은 가급적이면 영화관에서 보셔야 합니다. 컴으로 보는 것이랑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랑은 엄청 차이가 나거던요.
 


이번 주에 눈에 띄는 작품들 중에는 세 편이 이번 부산국제 영화제에 소개된 작품들이네요. <로얄 어페어>는 17세기 덴마크의 계몽주의가 어떻게 정착하게 되었는 것을 왕실 스캔들과 연관해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내용은 왕비와 궁전의사와의 섹스 스캔들인데 왕실극인지라 우아한 세트 디자인과 의상들이 돋보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고요. 이 영화는 12월 27일에 정식 개봉을 합니다. 다운 받아보시기 보다는 영화관에서 직접 보시길 권합니다. <광해>의 여파로 외국 사극들도 수입을 하나보네요. 이 영화는 흥행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영화입니다.

이번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긴 박수를 받은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는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걸작입니다. 문명화를 거부하고 미국 남부의 조그마한 섬에서 아마존 원주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감독인 벤 제틀린은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했는데 이름을 기억해두고 싶네요. 앞으로 기대되는 유망주입니다.

<로렌스>는 프랑스의 신예 자비에 돌란의 신작입니다. 남은 생을 여자로 살고 싶어하는 남자와 그 남자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2시간 49분이라는 긴 영화지만 카메라와 편집이 요란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성정체성과 관련된 사람들의 반응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기에 이 영화는 클로즈업에 잘 어울리는 4:3화면으로 찍었습니다. 보실 때 화면 사이즈를 조정해서 보세요.

위의 영화들은 아직 한글 자막은 나오지 않고 영어자막으로만 되어 있습니다. 아예 영어 자막도 없이 나온 영화 중에 두기봉의 <참새 : 문작>이라는 영화도 눈에 띄네요. 재작년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된 영화인데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로베르 브레송의 <소매치기>를 홍콩 누아르와 결합시킨 작품인데 마지막 비오는 밤에 소매치기 대결은 한편의 윤무와 같습니다. 이 영화는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라도 볼만합니다.

자 그러면 한글 자막으로 편안하게 볼 만한 작품은 없느냐? 배트맨 시리즈와 <인셉션>, <메멘토>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데뷔작 <미행>을 한번 보십시오. 흑백영화인데 블루레이로 돌아다닙니다. 이미 이 영화에서 그의 톡톡 튀는 재주가 보여집니다.

그럼 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