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와 분식회계
- 작성일
- 13-10-18 12:15
일반인들은 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게 골때리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삼송엔지니어링에서 300억에 3년 짜리 공사를 수주합니다.
원가는 400억인 공사로 가정하지요.
사실 제대로 돈을 받으려면 최소 400억은 받아야 적자를 면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복잡한 이유로 300억에 덤핑 수주를 합니다.
편의상 매 년 같은 비율 (33%씩)로 완성된다고 할께요.
자, 그렇다면 이런 저가수주를 '제대로' 회계처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Year 1: 손실 100억 전액 인식
Year 2: None
Year 3: None
즉, 공사 수주를 하는 순간부터 100억의 손실이 예약되어 있으므로 즉시 100억의 손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가 미치지 않는 이상 이런 회계처리는 하지 않지요.
현실에서는 어떻게 회계처리를 하느냐면,
Year 1: 손실 33억 인식
Year 2: 손실 33억 인식
Year 3: 손실 34억 인식
결과적으로는 같은 100억 손실을 인식하지만 3년 동안 스프레드를 할 수 있습니다.
더 막장인 회계처리 방법으로는,
Year 1: 이익 50억 인식
Year 2: 이익 50억 인식
Year 3: 손실 200억 인식
이런 회계처리도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계산근거까지 이야기하려면 회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세가지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결국 3년 합계는 100억 손실로 마찬가지거든요.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면, 회사 경영진은 이런 저가수주 공사가 적자인 것을 애초부터 알지만, 내부정보를 모르는 투자자들은 손실 규모를 잘 못 파악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심지어 세 번 째 회계처리를 할 경우에는, 투자자들은 이런 헐값 수주가 오히려 최초 2년 동안은 흑자공사라고까지 착각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런 회계처리 방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입니다.
아무 힘도 없는 회계사들은 회사의 주장에 별 딴지를 걸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습니다.
왜냐면 예정원가 (위의 예의 경우에는 400억)라는 것을 추정해서 진행률을 계산하는데, 이게 회사 내부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검증(예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계라는 게 참 좆같은 거죠.
회사 경영진의 의도에 따라서 손익을 조정하는 건 사실 일도 아닙니다.
일반인들에게는 하지만 너무도 어려운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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