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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눌님께서 교직에 종사하셨던지라 이 바닥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터라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현장에서 말하는 전교조와 교총에 대한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다만, 아무래도 조금 업데이트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마눌님께서 휴직하신 지 좀 되어서...)

우선 전교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본다면, 결론부터 말하면 학부형들로부터 인식 최악이라고 합니다.

전교조가 다소 현장과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억울한 게,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자신들의 정치적 색채를 주입하는 교육을 펼친다는 식의 교조주의적 태도를 강조해서 마치 전교조 교사들이 애들 빨갱이 교육시킨다는 식으로 호도되고 있지요.

(이게 사실 소위 보수 쪽에서 바라는 전교조 색깔 입히기의 본질이겠고...)

대부분의 전교조 교사들은 일반 교사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교과서에 있는 대로 수업을 하고, 자신의 정치색을 피력하는 교사들은 거의 없지요.

물론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 가끔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이슈가 되는 일부 '운동권 교사'들의 경우 수업 시간에 자신들의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설파하기도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입니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한참 후에서야 저 선생님이 전교조 소속이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 경우가 많았죠.

(근거없이 단순히 풍기는 분위기로 봐서는 교총 쪽인 줄 알았는데...ㅋㅋㅋ)

제 경우에는 오히려 비전교조 교사들이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다녔던 중학교의 어떤 교사는 수업 시간에 진도를 빨리 빼고 남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간증집을 읽어줬다는...

(지금 생각하면 무시무시하지만 그 때는 수업 안한다고 좋아했지요.)

체감적인 통계이기 때문에 별 의미는 없겠지만 전교조 교사들이 체벌이라든지 언어폭력 등에 대해서 훨씬 인간적인 대우를 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여담인데, 사람 심리가 나쁜 놈이 맨날 나쁜 짓하다가 하루 좋은 일 하면 그게 그렇게 고맙고, 역으로 착한 놈이 맨날 착한 짓 하다가 하루 나쁜 일 하면 그게 그렇게 짜증나는 거겠죠.

그리고, 전교조 (교총도 마찬가지) 가입에 대해 많은 교사들은 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보수적인 동네의 경우에는 양 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교사들의 소심함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

서울 안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드러났다. 구로·금천·영등포구의 전교조 소속 교원 비율은 20.1%로 높게 나타난 반면, 강남·서초구는 10.5%였다.

한편 올해(2008학년도)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낸 상위 10개 고교(서울예고, 대원외고, 서울과학고, 명덕외고, 전북 상산고, 한성과학고, 선화예고, 한국과학영재학교, 경기과학고, 서울 중동고) 교원 중 전교조 소속은 8%로 나타났다. 전국 고교 교원 12만211명 중 전교조 소속이 20%(2만4459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학교의 전교조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이들 10개 고교는 전체 교원 644명 중 전교조 소속이 52명이었고, 대원외고·상산고·중동고 등은 전교조 교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이는 10곳 중 6곳이 사립학교이고 4곳은 특목고(과학고)라는 특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제 마눌님께서 근무했던 서울의 학교에서도 그런 현상은 그대로 반영되는데, 신입 교사가 들어오면 우선 교감 선생님이 넌지시 부른답니다...교총 가입원서를 내밀면서

그럼 왕소심한 교사는 무서워서 싸인을 하고, 조금 덜 소심한 교사는 나중에 싸인하겠다고 넘어가고요.

반대로 학교에 부임해서 처음 친해진 교사가 전교조 소속이면 비슷한 방법으로 전교조 교사가 후임 교사를 포섭(!?)한답니다.

밥 사주고, 전교조 나쁜데, 무서운데 아니라고 설명해 주면서...

그래서 생각없이 전교조니 교총이니 가입하는 교사들도 부지기수고요.

문제는 학부형들의 시각인데, 현장에서 제 마눌님께서 느낀 바로는 전교조 교사는 악 그 자체합니다.

가끔 똘기 충만한 학부형들은 담임이 전교조 교사라는 게 알려지면 반 바꿔달라고 항의도 한다는...

그래서 교사들이 전교조 소속이라는 것을 왠만하면 알리지 않으려고 하는 거고요.

가수 겸 (전)국회의원 조전혁 의원님께서 시원하게 전교조 교사 명단 까발리지 않았습니까?

관련해서 '켕기는 게 없으면' 왜 전교조 교사들이 자기 이름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냐고 일부 패기 넘치는 또라이들이 주장했지요.

(일베한다고 커밍아웃 자랑스럽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습니다...자조적으로 썼지만 전교조 소속이라는 건 (학부형들 앞에서) 현실에서는 일베한다고 커밍아웃하는 것과 거의 동급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우리 애기 사랑으로 관심가져주는 착한 우리 담임선생님이, 전교조 소속인 것으로 밝혀지만 그 다음부터는 색안경을 끼고 본답니다.

우리 애 붙잡고 상담하던 이유가 우리 애 친북좌파사상 주입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식으로 말이죠.

만약 비 전교조 교사가 우리 애한테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면 그건 고마운거고, 전교조 교사가 그러면 불안불안한 마음이 드는거죠.

다행인 것은 그나마 요즘 젊은 학부형들을 중심으로 전교조에 대한 악감정(!?)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본다면 불쌍한 건 학부형들도 매 한가지입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건전한 지식을 배워야 할 학교의 역할을 저버리고 내 새끼 점수 올려서 좋은 대학교 가게 만드는 학교(교사)를 바라게 만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의 희생양이죠.

교총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잘 아시다시피 교장, 교감은 의무적으로 교총을 가입해야 합니다.

(요즘은 바뀌었는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학교에서 짬밥이 올라가고 직급(부장교사)을 맡으면 아무래도 교장, 교감의 포섭(!?)을 받아 교총 가입이 자연스럽게 된다고 합니다.

교총이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게, 기본적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기도 하거니와 권력(!?)의 상층부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실 이권에 민감하고 정치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지만 아직도 상층부의 교사 사회는 각종 이권의 개입도 많고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정치적 줄대기에도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긴 하지요.)

그래서 교총에 적을 두는 사람들 중에서도 전교조와 마찬가지로 별 생각없이(!?) 가입해서 회비만 꾸역꾸역 내는 사람들도 많고요.

(한기총을 혐오하는 신도지만 자기가 출석하는 교회가 자기도 모르게 한기총 소속인 경우와 비슷하달까...)

물론 개인과 조직은 다른 법이기에, 교총에 소속된 개인들은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지만 교총이라는 조직은 무시무시하게 보수적입니다.

가끔 드는 생각은 교총의 이미지는 청학동 훈장 선생님 스타일이라는...안좋은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