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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traits Times



오늘 싱가포르의 기상상황입니다.

뿌옇죠?

우리나라가 매년 봄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를 미롯한 각종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듯이
이 나라는 매년 가을 즈음에 인도네시아에서 불어오는 매연으로 인해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선 이를 haze라고 부릅니다.
둘다 일종의 환경재해라는 점이 비슷하네요.

한국의 황사와 다른 점이라면
매연이다보니 타는 냄새가 납니다.
정말 납니다.
밖에 오래 있으면 눈, 코, 목이 따갑지요.

오늘 이곳의 미세먼지(PM 2.5) 농도는 좀전에 올해 최고치인 137을 찍었습니다.
100이 넘어가면 각종 매체를 통해 unhealthy 라는 시그널이 뜨게 되고
여러가지 야외활동이 중단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아에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서
100이 넘어가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게 해두었네요.

가뜩이나 밖에서 놀기 좋아하는 27개월 된 우리 아들녀석에겐
오늘 같은 날이 정말 고역입니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어야 한답니다.

근데 인도네이사에서 이런 haze가 많이 불어오는 원인은
매년 이 맘때 물어오는 계절풍의 방향과도 관계가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밭 태우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한, 마침 이런 태우기가 이루어지는 지역에서의 토양이
기름성분을 많이 먹고 있다고 해서 정말 활활 잘 탄다고 합니다.

매년 밭 태우기를 반복하는 것은 그네들의 농사 문화와도 관련이 없진 않답니다.
다만 예전에는 태우는 면적이 크지 않아서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범위 내였다고 하네요.
그러나 최근 들어 서방자본이 투자하는 플랜테이션이 확대되면서
경작 면적이 엄청나게 많이 증가한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하더군요.
근데 그 자본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정부 간에 외교적인 마찰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하네요.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인도네시아에게 밭 태우기를 중단해달라 요청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그러한 플랜테이션이 대부분 싱가폴 자본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너네들 책임이라고 반박하고.

싱가포르 정부에선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인도네시아 플랜테이션에 투자한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작년에 일시 세무조사를 실시했답니다.
뭐 이정도가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네요.

암튼 이래저래 피해보는 건 주민들입니다~~





여담으로

내일 이 나라 총선이 있습니다.
50년간 독재해온 인민행동당(PAP)의 아성이 얼마나 무너질지 많은 기대가 되네요.
참고로 2011년에 시행된 지난번 총선에서는 여당이 60%의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게리멘더링을 통해 전체 87석중 81석을 가져갔습니다.

의회 해산을 갑작스럽게 해서
선거 실시도 보통 2~3주 전에 갑자기 발표하고
선거구 확정도 동시에 발표한답니다.
여야 협의 뭐 이런거 전혀 없습니다.
좀 어처구니 없죠? ㅋㅋ

이번에는 몇% 나 차지할 수 있을지 다들 큰 관심입니다.
마침 올해가 건국 50주년이었는데 정부는 이를 통해 선전의 장으로 활용했고
올해 초 리콴유가 사망한 이후 추모분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이
여당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높습니다.

다만 젊은 층의 정치성향은 요즘 많이 달라져서
노동당, 민주당 등 야당의 영향력도 점차 커지는 중이랍니다.
당연히(?) 제 주변의 동료들은 전부 야당 성향이네요.
이러다보니 세대간의 정치적 성향 차이에 따른 갈등도 있지요.
이런 점도 우리나라와 많이 비슷해 보이네요~~




암튼 내일이 선거에 따른 임시 공휴일인데
저는 투표할 의무도 없는지라
공짜 휴일이 생겼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