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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공군 나왔습니다. 뭐 제가 선택해서 간거니 기간 긴거야 어쩔 수 없습니다만... 가끔 억울할 때가 있어요. 아무도 군 생활 힘들었다고 하면 믿어주지를 않는다는 거죠.

"아 내가 공군 나왔는데, 겁나 힘들었어"라고 말하면 "그래, 자기가 군 생활한데가 가장 힘들었데"

이런 반응이지요.

저는 정말 힘들었단 말이죠. ㅠ - ㅜ  방공포라서요.  공군의 방공 특기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단거리 포, 단거리 유도무기,  중거리 유도무기, 장거리 유도무기로 나뉘지요. 단거리 포는 발칸이고, 단거리 유도무기는 재블린이나 미스트랄인데 반은 비행장으로, 반은 포대로 갑니다. 비행장으로 빠지면야 환경이 좋으니 그나마 낫습니다. 이동 훈련할 때도 무게가 그리 무겁지 않은데, 이걸 들고 다니지도 않으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장거리 유도무기는 나이키인데 이게 실제 지대공 유도무기로서의 기능은 거의 상실했어요. 1950년대 초반에 개발된 건데, 지대지, 지대공 모두 사용가능하지만 크기에 비해 실제 지대공의 전술적 효과는 이미 미미하지요. 대신 탄두에 "특별"한 무기를 탑재할 수 있어 지대지로서의 전략적 가능성이 높아 일부가 남아 있습니다. 미슬과 발사대 모두 낡고 노후해 더 이상 온전히 사격하기 힘들어 실사격훈련은 거의 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 훈련은 많지 않습니다. 대신 이 미사일 부대가 대체로 고지대에 있고, 공군의 주력 방공무기인 중거리 미사일에 비해 지원 순위가 낮아 부대 시설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요. 훈련은 그리 힘들지 않은데 부대 주변 환경과 부대 시설이 나뻐 힘든 부대지요.

저는 중거리 유도무기인 호크 미사일을 다뤘는데, 아직까지는 공군의 주력 방공 무기입니다. 실제 최신기종과의 교전 능력은 별로 없지만 북한 상대로라면 꽤 좋은 견제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무기가 운용하는 병사 입장에서는 참 골치가 아픕니다. 바로 이동 및 전개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사격통제 콘설 2개, 레이더 6개, 발사대 6개, 발사대 조종함 2개, 적재기 2대가 한 세트로 운용되는 데 훈련 때는 이 중 절반이 움직입니다.

뭐 장비는 차가 끌고가니 괜찮다 쳐도.... 문제는 바로 케이블입니다. 100~150m짜리 데이터와 파워 케이블로 연결되는데 케이블 직경이 5cm이상됩니다. 요즘 광대역 와이파이 기능만도 못한 케이블 성능이지만...... 여튼 옛날 장비니까. 꼴에 발사 후폭풍과 레이더 간 간섭 때문에 거리는 멀어야 하니 엄청난 길이의 케이블을 이동 및 전개할 때마다 분리한 뒤 감아서, 차에 싫고, 이동해 땅을 파서 깔고 묻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훈련을 한 달에 한 번씩 했는데 참 힘들었네요. 실사격 훈련을 대천에서 매년 하는데, 예전에는 포대마다 4년에 한 번씩 돌아가며 했습니다. 저는 입대 첫 해에 한다고 해서 졸 훈련했더니 취소. 다음 해에 미뤄져서 2년차 때도 매날 미사일 끌고 댕겼지요.

뭐 산 꼭대기에 있는 방공포대다 보니 인력없어서 한 달 내내 근무 들어가고 각종 작업과 잔업에 시달리는 건 육군과 똑같았고요. 제길...ㅠ - ㅜ 이러니까 공군 나왔다고 편했을거라고 오해하지 마세욤. ㅠ  ㅜ



p. s. 할 일 있는데... 하기 싫어서 쓴 건 아닙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