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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가득 뭉친 느낌이라, 몇 주 전 부터 마사지를 받으러 가야겠다 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닥 바지런한 성정이 아닌터라 생각 만 하고 있었죠.
그러다 오늘 드디어 마음을 다잡고(마사지 받는게 각오가 필요한 건 아니겠지만)
마사지샵에 갔습니다. 
전신 마사지, 반신 마사지, 발마사지, 등등 종류가 많습니다 만 오직 마음을 채운건
뭉친 어깨를 풀고 싶다 는 것 한 가지. 
'어깨와 등 마사지 30분에 2만원' 코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허나 왠지 30분은 짧은
느낌. 좀 더 살펴보니 '등 아로마 40분에 3만원'이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음 그래 등이나 어깨나. 등 마사지 하면 어깨도 같이 풀어주겠지!'

그리고 시간도 10분이 더 기네요. 거기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아로마란 글씨가
마음을 끕니다. 아로마 40분에 3만원 코스 선택.

마사지가 시작되고, 아로마 오일을 등에 쭉쭉 바릅니다. 
주무르고, 꺽고, 누르고, 밀고, 당기고.
때론 시원했다, 때론 후련했다, 또 때론 아픕니다.
특히 팔꿈치로 뼈 마디 사이사이의 근육을 꾹꾹 눌러서 밀어줄 땐 저도 모르게
끄응 하고 숨을 토해내게 됩니다. 

이렇게 마시지를 받다 문득 한 가지를 깨닫게 됐어요.
때로 아프게 근육을 풀어줄 때 제 오른 쪽 몸이 왼 쪽 보다 더 아프다는 거.
몸 가운데 척추를 중심으로 오른 쪽을 마사지 받을 때 더 예민해진다는 것을요.
왼쪽 몸의 근육을 깊게 자극할 땐 그냥 견딜만 한데, 오른 쪽 몸을 팔꿈치로
꾹꾹 눌러갈 땐 순간적으로 '타임! 아저씨 잠깐만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차마 뱉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렇습니다. 내 몸은 오른쪽 보다 왼쪽이 훨씬 강하더군요.
마시지를 받으며 슬쩍 돌이켜보니 평소에도 역시 왼쪽이 좀 더 자극에 대해
단단히 방어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역시 나는 좌파. 왼쪽이 강한 남자였어요.

결론적으로 누군가 제 옆구리를 콕콕 찌를 거면, 왼 쪽이 아니라 오른 쪽을
콕콕 찔러주시면 된다는 겁니다.

뭐 옆구리를 찔러 줄 사람이 있느냐 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말이죠. 


ps. 참, 어깨, 등 마사지를 받을 걸 그랬어요.
     등 아로마 마사지는 어깨를 좀 풀어주긴 하는데 대부분 등을 집중적으로
     풀더군요. 그래서 지금 등은 낭창낭창한데 어깨는 풀다 만 아리까리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