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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어머니도 나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 주실 때, 내가 잠을 많이 자느라 그랬다는 이야기만 하십니다.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 시작하는 시절은 7살정도 때 부터 인 것 같습니다.

당시에 들은 이야기는 집에서 독립한 아버지가 서울로 상경하여 리어카를 끌며 과일장사를 했었고,

고향 중신으로 19살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어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어머니도 제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셨고, 주민등록등본의 27개소의 전입 내역을

보여주며, 우리집이 이랬었다는 말씀만 하셨었지요.

서울에 살다가 지금 살고있는 이 동네로 내려 와 병설유치원을 잠시 다니다가,

8살 때 불광국민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

3남매가 창천동 달동네와 연세대 앞 단칸방에서 살았던 것,

87년의 연세대 앞에서는 최루탄 쏘는 소리와 매케한 최루탄 냄새로 다락에 숨어들어가 눈물을 훔치던 때를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지금 사는 이 동네에 논을 사서 경작하기 시작하시면서 서울생활도 끝이 납니다.


시간은 그 후로 1년, 2년... 수십년이 흘렀고,

오늘, 기본 증명서라는 생소한 서류를 발급하러 간 면사무소를 나오면서 종이를 훑어본 나는, 그제서야 나지막한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 한 켠에 조금 남아 있었던, 하지만 밝혀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오랜 기억의 파편이 마침내

우연한 기회로 인해 밝혀졌으니까요.







출생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노고산동 56-101

신고일 : 1979년 1월 17일





지금은 어떤 곳이었는지 신비감 마저 드네요.
한번 가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