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먼저, 저는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로서의 평가에 편견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평가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평론가들이야 계량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 영화는 온전히 관객의 영역으로 남아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혹 측은지심을 느낀 분들이 계시다면,
이 영화를 관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작지만 나름의 예의와 위로를 다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선, 웹툰을 보신 분들은 머릿속에서 웹툰의 내용을 지우시길 바랍니다.
웹툰의 내용을 의식하면 할 수록 영화에 몰입이 안됩니다.

허지웅씨의 예가 바로 그러합니다. 그사람 특유의 분석적 사고 때문에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을 겁니다.

처음에 이 영화의 정보를 접했을 때는 단순히 의무감 때문에 보려고 생각했습니다.
감성에 기대어 영화의 구성이 묻어가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한낮 기우에 불과했더군요.
배우와 스텝이 혼연일체가 되어 영화가 너무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그래도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영화가 못나왔다는 게 아니라, 보는분들이 더욱 영화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작인 이웃사람이 243만을 동원했는데,
이 작품이 주는 감동은 500만을 동원한 나홍진감독의 추격자 그 이상의 수준입니다.

모든 배우분들의 캐스팅이 잘 되었고, 미술감독 출신의 감독 특유의 다채로운 구성,
아름다운 화면, 높은 수준의 디테일... 영화값 8,000원  아니,  15,000원이라도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을 겁니다.

늑대소년 수준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성이지만, 그 내용은 한층 무거운.
상업영화의 틀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예술영화의 요소삽입으로 깊이가 보이는
그러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아주 기특한 영화입니다.
꼭 보세요. 단, 모니터가 아닌 극장화면으로 말이죠.

그게 어렵게 이 영화를 만든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