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과의 전쟁
- 작성일
- 14-01-06 19:35
다들 무탈하십니까~
간만이에용~~
작년엔 제가 홍은동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중딩들 20명과 매 달 전쟁을 치렀는데
올 해는 초딩들 20명 당첨!! 그것도 매 주....
몇 달 전부터 어무니랑 상의를 해왔었던 일인데
어무니가 어린이 방과후 공부방에서 일하거든요.
"야. 넌 거기서 애들한테 가르칠 수 있는 거 좀 없냐? 우리 프로그램에 좀 특이한 것도 있었으면 좋겠어."
라길래
불어, 마임, 미술, 벽타기, 뻘소리스킬, 싸움에서 이기진 않아도 지지않는 법 등을 생각하다
일년 간 꾸준히 아이들을 가르쳐서......
연말에..... 두둥...
뮤지컬을 발표하기로...;;;;
그래서 이제 매주 월요일 오후 합정동에 있는 어린이 공부방에서 초딩들 20명을 데리고 노래를 불러야 하네요... OTL
오늘이 첫날이었는데 단 한시간 노래 배웠을 뿐인데
앞길이 막막!
그래도 계속 장난치고 산만하고 정신없는 것들이 어느샌가 노래를 익혀서(계속 딴짓만 했는데 대체 언제 익혔는 지 도무지 알 수가 없..)
마지막에는 그래도 같이 대충 노래 한 곡 불러보고 왔네요.
어쩜 그렇게 말 안듣는 싱키들만 모아놨는지 혼이 다 빠진 느낌.
교회에서 운영하는거고 엄마가 일하는 곳이기도 하고 해서 최대한 착한 척 했지만
진짜 성질이 자꾸 드러날 뻔.
마지막 45분쯤엔 나도 모르게 의자 옆을 차려고 발이 올라가있다는 걸 인지하고 깜짝 놀라 발바닥을 다시 바닥에 붙였....
머 어차피 아이들이 이미 제가 어떤 사람인 지 대충은 눈치챈 듯 하지만
끝까지 아닌 척 하며 같이 노래하고 춤추고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네....
(환하게 웃으며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어떻게 생각해? 내가 화가나면 무서운 선생님일까, 아닐까?"
라고 하니 그 순간 딱 10초정도는 아이들이 조용해지면서
"무서운 선생님인 것 같아요." 라고...
그래서
"그래. 그러니까 나를 화나게 하지마. 너네 손해야... 어차피 너네는 일년 동안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자꾸 말 안들으면 일주일에 두 번 연습할거야......"
라고 하니 그 이후엔 그나마 말을 좀 잘 듣더군요.
흠.
암튼 기를 다 뺏겼는지 8시도 안됐는데 막 이미 11시는 된 듯한 피로감이.
다들 굿 이부닝~~
나중에 아이들과 눈에 보이는 성과가 생기면 또 글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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