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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과장한다면, 비즈니스를 하려면 교회를 다니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 (또는 반찬가게 (catering))을 하는 사람들은 교회 하나만 제대로 잡으면 장사는 땅짚고 헤엄치기죠.

일요일 예배 후 친교 시간에 대부분의 교회들은 간단한 다과 또는 아예 점심식사를 제공합니다.

만약 중대형교회라면 출석 신도가 천 명을 상회하기도 하는데, 그 많은 입을 먹이라면 주문을 받는 반찬가게는 일요일 하루 장사를 제대로 하는 거죠.

제가 옛날에 잠시 다니던 교회의 예를 들자면, 그 교회의 신도 중 한 명이 졸업 후 별 볼 일 없이 놀다가 목사의 눈에 띄어(아마 교회 일을 상당히 열심히 했다든지 하는 이유로) 교회 내 네트워크를 통해 모 은행에 빽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목사는 그 신도가 근무하는 지점에 교회의 현금을 모두 맡겼고, 동시에 신도들에게 신용카드, 대출, 예금 등을 몰아줄 것을 권했습니다.

결국 그 신도는 입사하자마자 최우수 직원으로 뽑히고 곧 더 큰 은행으로 거액을 받고 스카웃되었죠.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사실 왠만한 규모의 교회라면 비즈니스 들었다 놨다 하는 건 일도 아니죠.

그리고, 저번에 설명했지만, 영어가 서툰 대부분의 한인들에게 교회는 중요한 정보 교류의 장의 역할을 합니다.

특히 애들 교육문제, 재정문제, 결혼문제 등의 중재자로 큰 역할을 담당하죠.

문제는 이런 교회의 순기능이 가끔은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서 지역사회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주로 돈 문제가 많은데, 누구누구 권사님, 장로님이 소개해 준 투자처가 알고 봤더니 사기꾼이었고, 집사님 타던 중고차를 샀는데 금방 퍼진다든가...

교회 자체도 종교비자를 해 주겠다며 뒷돈을 받다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더불어 미국의 한인들의 선교 열정(!?)은 체감적으로 우리나라 본토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강하다는 인상입니다.

실제, 뉴욕의 32가 앞을 오다가다 본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정기적으로 그 앞에서 열정적으로 찬송가를 부르는 분들이 계시고, 한인 수퍼마켓 앞에서도 거의 늘 찬송가와 함께 전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첨부된 짤방은 한인 수퍼마켓 입구에 놓여있는 각종 교회들 팜플렛, CD, 책자들입니다...이 동네 교회들은 이제 레드 오션을 넘어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었습니다...교회끼리 서로 diss하는 건 일도 아니라는.)

정말 저런데 한국 사람이 있을까 싶은 곳에도 한인교회는 있습니다.

(제가 깜짝 놀란 게, Staten Island라고, 한인들은 고사하고 아시안 인종도 거의 드문 지역을 지나가는데, 거기에도 한인교회는 있더군요.)

미주 한인교회들은 한국에서 잠깐 다닌 교회의 인상과 비교해 본다면 상대적으로 정치적 발언들은 자제하는 편입니다.

한국의 중대형 교회들이 수구세력을 비호하는 발언들을 심심하면 싸지르는 반면, 이 동네 목사들은 정치적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추정으로는 상대적으로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젊은 유학생들, 이민자들의 반감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저번 총선, 대선 투표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미주 유권자들은 의외로(!?) 야당 지지성향이 강합니다.)

반면 성추문이라든지 돈 문제와 관련된 지저분한 일들은 미국과 한국 교회들이 비슷합니다.

특히 금전사고만 놓고 본다면 미국의 교회와 그 주변 환경이 훨씬 사고를 치기 좋습니다.

신분이 불안정한 사람들을 노린 영주권, 취업비자 사기가 빈번하지요.

특이한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개신교를 제외한 다른 종교 (카톨릭과 불교)는 맥을 못춘다는 겁니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어떤 신도분의 답이 재미있더군요.

교회와 달리 성당은 열정이 없다는...

사실 미주 한인사회의 사찰(절)들은 개신교와 비슷하게 종교단체 이외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당은 안 가봐서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그 세력은 개신교와 비교가 안 될 정도입니다.

뉴욕과 뉴저지에도 몇 개 절들이 있지만 존재감은 거의 제로...

우스갯 소리로 유학생들이 처음 미국 공항에 내리면 픽업하러 오는 사람은 100% 주변 교회의 청년 신도라는...

문제는 미국에 살면서 이렇게 한인 교회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정작 한국인들의 인의 장막에 막혀 제대로 된 미국의 시스템을 향유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조금 기회주의적인 생각이지만 한인 교회는 자기가 필요한 만큼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어느 정도 선을 긋는 용기(!?)가 필요하죠.

물론 말이 쉽지 실제 실행에 옮기는 건 어렵습니다.

저도 아직까지도 저를 예수님에게 영접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몇 열혈 신도들에게 계속 교회 출석을 권고받고 있지요.

(하지만 제 성격과 스타일을 알기에 직접적으로 전도를 하는 영업은 포기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