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권하는 (오지랖) 문화
- 작성일
- 13-09-16 04:18
남의 사적 영역에 간섭해야 직성 풀리는 분들 있습니다.
1. 김치 강요
어떤 분 집에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애가 상당히 어리더군요...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김치를 먹을 것을 강요합니다...애는 정말 먹기 싫어하는 표정
꼭 먹어야 하냐고 하는데 애처로운 모습입니다.
대뜸 화를 내며 한국 사람이 김치를 먹어야지!
씻어서 결국 억지로 먹이는데 애기는 울상입니다.
몸에 그다지 좋지도 않은 김치인데 그거를 먹어야 한국인이 되는 건지...
놀라운 건 온라인에서도 이런 의견이 꽤 있더군요.
2. 결혼하셨어요? 애는 몇이에요?
미혼남녀가 가장 스트레스 받는 명절 시즌이 곧 다가옵니다.
제 주위에도 자발적, 타의적으로 미혼인 분들 꽤 계시는데, 정말 죽을 맛이죠.
나이든 사람들은 별 의미없이 결혼은 했느냐, 왜 안 했느냐, 결혼 안하면 늙어서 힘들다...등의 메들리를 면전에 놓고 떠듭니다
결혼한 커플에게는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으니...
애가 왜 없느냐, 애가 하나면 외롭다, 둘은 돼야지, 아들 있어야 그래도 든든하다...등의 아름다운 오지랖이 울려퍼지죠
결혼은 커녕 애인 묻는 것도 실례지만 그런 것을 묻는 (주로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그게 뭔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3. 왜 못 먹지?
제가 못 먹는 게 한 가지 있습니다.
그거는 못 먹는다고 하면 자주 듣는 말,
왜 못 먹어요, 어릴 때 먹고 크게 체했어요, 그게 얼마나 맛있는데 한 번 먹어봐요, 자꾸 시도하면 먹을 수 있어...
다행인 건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강권하지는 않습니다.
어릴 때에는 억지로 먹고 토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지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남이 왜 못 먹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내가 봤을 때' 맛있는데 왜 못 먹냐는 이해불가의 영역이 존재할 뿐이죠.
상대방의 취향은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 기준에서 남에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거나 남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문화는 지양되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