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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한지 어언 7년차에 접어든 곰너부리입니다.

군시절까지 해서 부모님과 떨어져 산지 10년 가까이 되는 군욤.

지난 해 8월까지는 친구랑 같이 살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절대로 오시지 못하게 했어요.

친구랑 같이 사는 데 오시면 친구가 불편하니깐욤.

그런데 부모님이 귀향하시면서

그 집을 제게 전세 -_-;;; 주시면서 제가 부모님 집에 전세 들어살 게 됐습니다.

대출해서 전세금 치르고, 이자도 제가 꼬박꼬박 내는 -_-;;;;

부모님이 집 주인이시고 전 세입자 ^^;;;;;

그런데 부모님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 올라올 일이 있는데, 제 집에서 묵고 가십니다.

서울 올라오면 혼자 사는 아들 집에서 묶는 게 당연하긴 한데...

이게 좋으면서도 싫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더군요.

일단 열쇠를 드리긴 했는데... 집주인이기도 하시니 -_-;;;; 갖고 계신게 맞고욤.

정해진 날에 오시긴 하는데, 그래도 오기 전에 꼭 연락하고 오시긴 합니다.

그렇지만 부모님하고 떨어져 산지 10년 가까이 되니까 오시면 초큼 짜증이 나는 것도 사실이어요.

저도 지저분한 편인데, 저희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정리정돈을 더 못하셔요.

음식하신다고 요리시작하시면 조미료통이나 그릇을 주르륵... 좌르륵 나열.

제가 짜증 내기 시작 -_-;;

아버지는 제 자리 차지하고 컴퓨터 사용하시고 TV리모컨 사용.

저 할 거 있다면 다 비켜주시고 주시긴 하는데 10년만의 가족 생활인지라 은근히 불편하더군요.

언젠가 사소한 걸로 제가 짜증 작렬했더니 엄니 토라지셔서 한 주 안 오시고 누나 집 가시더라고욤.

한 가족이었던 사람이 잠시 같이 있는 건데도 서로 신경 쓰이는 건가 봅니다.

결혼은 두 가족이 합쳐지는 것인 만큼 더 고려할 사항이 많겠지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두 집안과,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사는 거니까요.

열쇠를 주고 안 주고가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서로의 입장과 서로의 배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상대를 서로 배려해야만 원만히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한 집안에서는 열쇠를 주고 서로의 일에 깊숙히 엮여 정을 주고 받는 게 그 집안의 문화일 수도 있는 거니까요.

반대로 다른 집안은 서로의 사생활에는 간섭 안 하고 내외하는 게 편한 문화를 갖고 있을 수 있잖아요.

청결에 대한 감각도 서로 다르고, 위생에 대한 감각, 소비에 대한 감각이 각기 다른 개인이 만나는데 서로 부딪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아요.

하나의 가치관 속에서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게 결혼에 있어 그리 중요한지는 모르겠어요. 더 중요한 건 서로의 집안과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