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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서툰 유학생들과 이민자들은 불가피하게 서로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보 습득을 위해서 네이티브들과 교류를 하려 노력해도 한계가 분명하죠.

여담입니다만, 미국에 10년, 20년 살아도 늦은 나이에 온 사람들은 영어의 발전이 더디고 한계가 있습니다.

누군가 그러던데 고등학교 때 와도 늦었다고, 중학교 때 와서 영어를 써야 따라잡을까 말까 한다던데 그 말에 동의합니다.

제 주변을 봐도 학부 유학을 온 분들도 영어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죠.

영어의 한계와 더불어 역시 중요한 건 정서 문제입니다.

저부터도 미국인들과 친해지려 노력했지만 한국 문화에 동화된 늦은 나이에 와서 그런지 역시 한계가 있더군요.

물론 한국의 폭음 문화가 싫어서 미국으로 도망(!?)왔지만, 미국식의 음주문화 (소위 해피 아워로 대표되는) 역시 적응이 힘듭니다.

이 친구들은 맥주 한 병 들고 좀 과장하면 서 너 시간 동안 서서 이야기가 가능합니다...정말 가끔은 경외감까지 들지요

문제는 저같은 늦은 나이에 미국에 이민온 사람들은 대화의 주제에 끼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얘들의 주 관심사인 스포츠, 티비, 영화, 고향 이야기 등은 우리네가 알기엔 너무도 어렵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좀 나이든 친구들과 만나서 그런가 애들 학교 이야기, 정치, 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가 조금 가능하지만 아직도 ice breaking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반면 한국 사람들 만나면 그런 것 없습니다.

안그래도 객지에서 힘든데 말 통하는 한국인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습니다...특히 한국인들 많지 않은 중부, 남부의 시골로 가면 더욱 그렇죠

혹시라도 고향이라든가 학교 또는 기타 이런저런 공통분모를 찾으면 곧바로 형동생, 친구가 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똘똘 뭉칠 수 밖에 없는 다른 이유는 역시 외로움입니다.

이건 위에서 설명한 언어 장벽과 정서 문제와 일맥상통한데, 아무래도 사람을 사귈 때에는 가장 손쉽게 마음을 열 수 있는 찾는 게 본능(!?)입니다.

누군가를 사귀어야 하는데, 그게 친구든 애인이든, 한국인들은 아무래도 개방적인 일부를 빼면 아무래도 비슷한 그룹을 찾기 마련입니다.

제가 어제 글에도 썼지만 그래서 한국 유학생들은 한국 유학생들끼리 사귀고 동거하는 경우는 많아도 다른 인종 (흑, 백인)과 그러는 경우는 드물죠...온라인에서야 말도 안되는 야설을 써제끼는 게 흔하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올시다입니다

그래서 한국인들, 아니면 그 다음으로 정서적으로 유사한 중국인, 일본인들과 친밀하게 지냅니다.

물론 일부 독하게 마음먹고 한국인들과 안 어울리고 영어 습득을 위해, 또는 미국 정착을 위해 한국인들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한인 타운을 멀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어떻게 본다면 이런 분들이야 말로 제대로 미국 유학 또는 이민을 온 분들이죠

문제는 미국에 유학 또는 이민온 초심을 많은 분들이 잃는다는 겁니다...저도 포함해서입니다 ㅋㅋㅋ

미국 친구들 많이 사귀어서 영어도 빨리 배우고 한인 타운을 멀리 떠나서 빨리 미국 사회에 동화되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의지는 약해져가죠.

가장 큰 건 역시 영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때문이고, 한 두 번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면 그게 그렇게 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처음엔 미국인 친구 100%, 한국인 친구 0%의 목표를 세우지만 그 비율이 반반으로 가다가 극단적으로 0% 대 100%로 가기도 합니다.

유학가서 또는 이민와서도 한국에서 살던 것과 별 차이없이 사는거죠...영어도 잘 안 늘고

문제는 이게 악순환이라는 겁니다.

영어에 노출이 안되다 보니 갈수록 영어에 대한 감이 떨어지고 그럴수록 미국인들에게 다가가긴 두려워지고 더욱 한국인들에게 의존하는 현상...

그래서 솔직히 저는 유학, 특히 어학연수는 돈낭비라는 생각을 합니다...이 곳에 어학연수생들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어학연수는 후하게 봐도 열 명 중 한 명 정도가 뜻하는 바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을 올리고 갈까말까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학부 및 석박사 유학생들도 단순히 영어 실력 향상으로만 본다면 마찬가지고요.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강박관념을 가지고 스트레스 받는 것 말고 미국의 문화와 사회를 체험한다는 자세가 더 바람직합니다.

어차피 어학연수의 1년, 학부 유학의 4년, 석박사의 (학위마다 다르겠지만) 5년 동안 영어 실력을 크게 늘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가족을 함께 데리고 온 분들은 영어는 고사하고 각종 가정사 돌보느라 오히려 영어가 퇴보하기도 합니다...유학온다고 열심히 어려운 GRE/GMAT 공부할 때에 비해서 오히려 영어가 감퇴하기도 한다는 ㅋㅋㅋ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억지로 한인 사회를 멀리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영어 실력 향상에 뜻을 품고 유학을 왔다면 가급적 한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그렇지만 무리해서 단기간에 영어를 정복한다는 무리한 계획을 세워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다는...

어학연수로 왔다면 1년 동안 긴 여행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학위 과정 유학을 왔다면, 당연히 최우선 목표는 학업이겠지만, 그 다음으로는 미국 사회, 문화를 체험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더불어, 유학 후 미국에 남을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공부 이외에 각종 클럽활동, 인턴쉽, 자원봉사 등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유학생들도 저런 extracurricula activities가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한국식 마인드 때문에, 게을러서, 그리고 수줍어서, 유학 내내 학교 수업만 쫓아가다가 졸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졸업할 때 쯤 되면 썩 괜찮은 GPA를 뿌듯해하지만 정작 미국 취업 시장에서는 백전백패를 기록하고 뒤늦게 후회하죠.

미국 취업은 한국과 달리 '스펙'이 중요한 게 아니라 뭘 해 봤냐는 '경험(경력)'이 중요합니다.

이 중요한 차이를 많은 사람들은 대충 흘려듣죠.

그래서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은 휴학까지 해 가면서 한국식 마인드로 '스펙'을 올리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하지만 인턴 경험 및 기타 과외활동이 전무한 한국 유학생들은 취업시장에서 번번히 고배를 듭니다...그리고 자신의 취업 실패의 원인을 엉뚱한 데에서 찾지요...대표적인 게 바로 인종차별...다른 중국, 인도, 동구권 유학생들은 취업 잘 하는데...물론 본인들도 이런 핑계가 말도 안된다는 것 알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