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제출
- 작성일
- 15-11-13 16:37
한 30분 전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태어나서 두 번째로 사직서라는 것을 제출해보네요.
2009년에 4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 두면서 해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그때에는 회사 시스템 들어가서 클릭 몇번 해주면
자동으로 부서장과 담당 임원에게 올라가는 방식이라 형식상으로는 간단했습니다.
물론 이미 그 전에 구두로 다 말씀을 드리고 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했지요.
이번엔 좀 많이 달랐네요.
그야말로 사직서를 편지 형식으로 작성해서
봉투에 넣어서 보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약 한달 반 여 후인 2016년 1월 4일자로 퇴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곤 이틀 후인 1월 6일에 1년 5개월간의 싱가포르 생활을 마치고 이곳을 뜨게 되었네요.
원래는 퇴사 한 달 전 통보인데
연말되면 사람들이 길게는 2~3주씩 자리를 비우는데다가
업무가 더 진행되기 전에 미리 알리는 것이
인수인계에도 더 원활할 듯하여 오늘 일을 벌렸네요.
보스도 많이 아쉬워는 하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여주고 굿럭이라고 해줍니다.
자기는 이제 연륜이 제법 있어서
이런 일에 상처는 받을지라도 화가 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사직서 쓰면서 당연히 고민이 많았지요.
오늘 오전에도 사직서를 다시 읽어보면서
계속 고치고 또 고치고...
불안한 마음에 베팍 와서 뻘글이나 올리고 ㅎㅎㅎ
상대적으로 고연봉인데다가 각종 혜택도 많은 나름 괜찮은 직장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잇다른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동기부여도 많이 사라졌고
최근 저와 비슷한 연배의 동료들이 여럿 그만두는 것을 보면서
이 조직의 미래가 좀 불투명해진 것들이 아무래도 작용한 듯합니다.
그보다도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이러던 와중에 제게 우연히 한 기회가 찾아왔고
운이 좋게 그 기회를 거머쥘 수 있었네요.
약간은 고민했지만 과감히 옮기기로 했습니다.
2009년 8월 한국을 떠나온 이후
6년 반여만인 2016년 1월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네요.
그동안 몇차례 서울에 다녀오곤 했지만
이번 연말이 지나면 완전 귀국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는 외국생활이라는 것을 어느정도 즐기긴 했고
향수병이나 이런 것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었지만
오래간만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흥분도 되고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네요.
그래봤자 매일 출퇴근길 콩나물 지하철 안에
수많은 인파에 파묻힌 1인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만요 후후
돌아가기 전에 좀 놀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그래야죠 후후후
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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