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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경덕왕 때 강주(康州)의 신도 수십 명이 극락으로 가고 싶은 뜻을 가지고 고을 경내에 미타사(彌陁寺)를 세우고 1만 일을 기약하고 계(契)를 만들었다.

이때에 아간(阿干) 귀진(貴珍)의 집에 욱면(郁面)이라는 이름의 한 여종이 있었다. 그 주인을 따라 절에 가서 마당에 서서 스님을 따라 염불하였다. 주인은 그녀가 직분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것을 미워하여 매번 곡식 두 섬씩을 주며 하룻저녁에 그것을 다 찧게 하였다. 여종은 초저녁에 다 찧고는 절에 가서 염불하기를 밤낮으로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마당 좌우에 긴 말뚝을 세우고 두 손바닥을 뚫어 노끈으로 꿰어 말뚝 위에 매어 놓고 합장하여 좌우로 움직이면서 스스로 격려하였다.

그때 공중에 하늘의 외침이 있어 “욱면 낭자는 법당에 들어가서 염불하라.”고 하였다.


절의 대중이 이 소리를 듣고 여종에게 권하여 법당에 들어가 예에 따라 정진하게 하였다. 얼마 안 되어 하늘의 음악이 서쪽으로부터 들려오더니 여종이 솟구쳐 집 대들보를 뚫고 솟아나와 서쪽 교외로 나가 본래의 모습을 버리고 진신(眞身 ; 부처님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는 연화대(蓮臺)에 앉아 대광명을 내뿜으면서 천천히 떠나가니 풍악 소리가 공중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 법당에는 지금도 뚫어진 구멍자리가 있다고 한다.


(󰡔삼국유사󰡕 욱면비염불서승(郁面婢念佛西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