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온라인에서 홍혜걸 씨의 SNS 때문에 또 댓글 전쟁이 일어났더군요.

재미있는 건 홍 씨 편드는 사람들도 상당수 된다는 것.

제가 싸가지가 없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런 반응들은 납득이 안가네요.

교수가 학생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좋지만 그런 지적을 성적에 반영시키는 무식한 짓거리를 옹호하는 심리가 궁금합니다.

(야구경기도중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한 타자에게 괘씸하다고 보복판정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감정을 배설한 홍 씨의 월권행위가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강좌가 만약에 싸이버 예의범절 강좌였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하에 대한 엄격한 구분과 예절 강조는 어떻게 본다면 병적인 듯 합니다.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싸가지없게' 반말 찍찍 내뱉는 교수들도 허다하죠.

(개인적으로 반말을 하는 건 그러려니 합니다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시간에 반말을 쓰는 것을 무슨 특권인 양 착각하는 교수들도 많지요.)

수업 시작 후에 앞문으로 들어왔다고 각종 폭언을 퍼부으며 내쫓던 어떤 교수도 생각납니다.

(제가 쫓겨났던 건 아닙니다. ㅋㅋㅋ)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교사(교수)들에게 복종해야 하는 일종의 군신관계인 듯 합니다.

요즘은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지만 아직도 교사들의 사적 체벌도 분명히 존재하고, 교수들도 학점을 무기로 학생들 위에 군림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그리고 더 가관인 건 그런 상하관계를 학생들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것.

미국 강의실은 이런 마인드라면 한국과 비교하면 개판 오분전일 겁니다

모자쓰고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건 당연하고 파자마 비슷하게 입고 와서 앉아있기도 하고 심지어 수업시간에 뭘 먹기도 하지요.

(냄새가 나지 않는 과일류, 간단한 과자류 등입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의 몰입도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 강의실의 진지함이 더 높다고 할까요...워낙 비싸게 학교를 다니는 터라 조금이라도 더 건지자는

Office hour (교수면담시간)도 철저합니다.

우리나라 대학들 분위기가 학문의 전당에서 비즈니스로 바뀐다고 하는데 미국 대학들이야 말로 진짜 비즈니스입니다.

Office hour에는 예외없이 교수가 학생들을 기다리며 과외 선생마냥 모르는 것을 물으면 꼼꼼히 가르쳐 줍니다.

우리나라 교수들의 권위주의적인 냄새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고 할까요.

제가 아직 기억하는 인상적인 교수는 Jim DeSimpelare 분인데, 이 분은 수 십 명 클래스 인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웠습니다.

발음이 어려운 인터네셔널 학생들의 이름도 일일히 물어가며 정확히 불러줬죠.

수업 준비도 교과서를 달달 읽는 우리나라 '일부' 교수들과 달리 자신이 직접 만든 수많은 부교재를 활용해서 최대한 재미있고 쉽게 가르쳤습니다.

내용 중간 중간에 유머와 잡상식 등을 섞어서 지루함도 없었고...덕분에 이 분은 수차례 Best Instructor of the Year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메일로 문의를 하면 친절하게 답을 해 주는 정말 훌륭한 분입니다.

모든 미국인 교수들이 다 이 분 같은 것도 아니고 역으로 모든 한국의 대학 교수들이 꼰대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대학 강의실은 차이가 좀 느껴집니다.

한국의 대학교는 솔직히 돈아깝다는 생각이 심하게 드는 반면 미국 대학교들은 학기를 마치면 뭘 좀 배웠다는 충만함이 든다고 할까요.

대학원을 가면 이런 주종관계(!?)는 훨씬 격차가 심해집니다.

우리나라 대학원생들은 그야 말로 교수들의 밥이자 꼬봉인 반면, 미국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조금 과장하자면 동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다소 널럴한 석사생들은 예외겠지만 미국의 박사생들은 생활비를 받으면서 교수와 함께 연구를 하고 실적을 냅니다.

(우리나라 출신 유학생들은 안타깝게도 자비유학생들이 더 많지만 다른 제3국 또는 미국인들에게 박사과정은 돈을 내는 게 아니라 돈을 버는 일종의 Carrier에 해당하는 직업입니다.)

우리나라도 BK 사업 등으로 인해 대학원생들도 돈을 벌기도 하지만 그런 용돈을 벌기 위해 교수들에게 메이는 굴욕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죠.

아직도 교수님들 자제분들 과외해주고, 공항에 픽업가고, 골프장 부킹하고, 책 번역 대신 해 주고, 이런 짓거리들 하는지 모르겠군요.

재미있는 건, 미국의 대학 교수들 중에도 '한국식'으로 대학원생들을 학위 통과를 미끼로 부려먹는 파렴치범(!?)들이 있다는 겁니다.

주로 한국, 중국, 인도 출신 교수들이 그런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