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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기꾼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황우석이 그렇지요.

개인적으로는 과거 걸프전에 동시통역을 하러 방송에 나왔다가 전국적인 개망신을 당한 민병철이 인상적입니다.

방송국에서는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던 영어 전문가를 섭외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재앙급이었지요.

생활속에서도 이런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사기를 치는 경우는 숱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직군(직종)도 소위 전문직이지만, 터무니없는 지식을 가지고 아는 척 하는 경우를 쉽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해 본 적 없지만 해 봤다고, 모르지만 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결국에는 나중에 가서야 발을 빼는 경우도 흔하죠.

야구 중계 해설자로 유명한 하일성, 허구연, 양상문, 양준혁 이런 사람들을 볼 때면 우리나라의 전문가 행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득세하는 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을 본업인 야구 해설을 제외한 외적인 면에서 폄하하는 건 아닙니다.

특히 허구연 씨의 경우는 야구 (인프라)에 대한 열정은 높이 인정해 줄 만 합니다.

하지만 가끔 이런 사람들의 해설을 듣고 있자면 한심하다 못해 화가 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간단한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왜곡하며 자기 멋대로 해석합니다.

감에 의존한 감정적인 해설은 거의 만담 수준이지요.

제가 본 메이저리그 해설자 중에 가장 탁월한 사람은 송재우 씨 정도랄까요.

(그 다음에는 성민규 씨...해설 이외의 이유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까이지만)

사람들은 송 씨를 비선수 출신이라며 폄하하기도 하는데, 선수 출신들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선수 출신들 특유의 현장감과 경험에 근거한 해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실체가 뭔지 궁금할 뿐입니다.

메이저리그 해설자들의 해설을 듣고 있으면 이게 진짜 해설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듭니다.

만담 수준의 개그와 말장난이 아니라 경기에 대한 냉철한 분석, 야구와 야구 외적인 내용의 정확한 서술, 더불어 감정이 배제된 객관적인 해설까지.

축구 스타일의 감정(열정)적 해설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다소 미국 해설진들의 중계가 김빠질 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메이저리그와 국내 야구 중계는 갈수록 예능 프로그램화하는 듯 해서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송 씨 이외의 해설자들의 해설을 듣고 있으면 경기에 몰입이 아니라 방해가 되고 헷갈리는 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도 요즘은 온라인의 메이저리그 팬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아는지, 허구연 씨를 비롯한 '비전문가' 해설자들도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공부를 하고 해설을 하는 듯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