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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근거없이 감정적으로 반감을 가지고 배척하는 현상들을 쉽게 목격합니다.

"나는 (동성애자, 채식주의자, 외국인 노동자, 노조, 전교조, 데모(파업), 흑인 등등등)이 싫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지요.

이런 감정적인 반발은 대부분 '생소함'에 기인합니다.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생소함에 대해 사람들은 반발을 하고 거부감을 가지는 건 어쩌면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런 '익숙치 않은 것들'에 대한 극복 방법으로는 직접 경험(노출)을 반복함으로써 익숙해지든가 아니면 인위적으로 교육을 통해 반감을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두 가지 방법 모두 수월하지 않지요.

예를 들어,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는 아직 양성화되지 않은 동성애에 대한 인식(담론)에 주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 또한 동성애자들과 소통하기 전까지는 그들에 대해 단순히 미지의 영역이라는 인식을 뛰어 넘어 은근한 반감이 있었고요.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센트럴 파크에 가면 건장한 남자 커플이 손을 맞잡고 함께 걷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LGBT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가 뽑은 가장 근무하기 좋은 회사 탑10에 몇 년 째 들어가 있고요.

제 동료는 얼마 전 사랑하는 동성 애인과 유럽을 한 달 동안 여행하고 와서는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합니다.

제 고객사 직원은 키 2미터의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미남이지만 커밍아웃을 했고, 애인 자랑을 하느라 바쁘고요.

(여담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Gay는 호리호리한 여성 취향의 가느다란 목소리를 가진 중성적 남성으로 고착화된(왜곡된) 이미지인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지요...울그락 불그락한 외모의 근육질 남성들도 Gay가 됩니다)

이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동성애 (LGBT)에 대한 편견은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동성애를 역겹고 추한 병으로 생각하는 풍토는 우리가 그런 취향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들 부모님은 왼손잡이를 무슨 병이라도 되는 양 애들에게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잡고 글씨를 쓸 것을 강요했습니다.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죠.

인터넷을 볼 때면 고착화된 주장을 펼치는 네티즌을 볼 때면 솔직히 답답함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이런 현상의 대부분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 그리고 공포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를 들면, 지금은 그나마 많이 완화가 되었지만, 노조, 특히 전교조에 대한 일반인들의 혐오감입니다.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전교조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는데 (그 전에도 지하활동(!?)을 하는 교사들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처음 전교조 출범 당시의 어마어마한 저항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들의 귀감이 되어야 할 선생님들이 빨갱이들이나 만드는 노조를 만들다니...애들을 좌익 사상교육시켜서 간첩 만드는 교사들이라는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극언들이 난무했던 시절입니다

(물론 아직도 전교조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감은 상당히 높지만 최초 전교조 출범 당시에는 정말 무슨 나라 망하는 줄 알았지요.)

노조 자체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인 터라 선생님들이 노조를 만든다는 충격적인 경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어차피 이런 생소한 것들에 대해서 경험을 통해 우리가 단기간에 익숙해지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렇자면 대안은 바로 교육인데, 현실에서 이런 낯선 것들에 대한 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교육과 동시에 비공식적인 교육, 대표적인 게 미디어의 역할이겠죠, 이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외국인과 대낮에 강남을 거니는 한국 여자를 그러려니 쳐다보고 넘어갑니다만 (속으로 무슨 욕을 하든), 불과 2~30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풍경은 상상도 힘들었지요.

심지어 외국인과 함께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하는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최소한 공개된 자리에서는, 외국인과 교제를 한다는 것에 대해 비이성적인 편견을 드러내는 사람은 드물죠...물론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마음대로 지껄이는 마초들도 가끔 있지만

익숙해진다는 것, 그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편견과 독선(독단)을 치유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