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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비틀즈의 멤버 조지 해리스에 대한 3시간 28분짜리 다큐입니다. 비틀즈 중에서 가장 영적이고 위대한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의 일대기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영화는 1,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조지 해리슨이 비틀즈의 멤버로 활동하던 시기의 이야기이고 2부는 존 레논, 폴 메카트니라는 투 톱의 사이에 끼여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드디어 독자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3시간 28이라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만만한 시간이 아닙니다. 인터미션도 없이 계속 앉아있다보면 좀이 쑤시고 화장실에도 가고 싶고 집중력도 흐트러지지요. 하지만 이 다큐는 그런게 없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후딱 시간이 지나가버려요. 비틀즈 매니아라면 몇몇 장면에서는 노래를 따라부르게 되고 눈물을 흘릴 지점도 있습니다.

조지 해리슨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증언, 뉴스릴 풋티지로 영화는 이어지는데 재밌는 일화가 많이 나옵니다. 그 중에 링고 스타가 조지 해리슨의 인품을 들려주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링고 스타왈 "조지가 폐암 말기로 스위스 요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제가 그 곳을 방문했습니다. 조지의 병이 악화되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조지랑 같이 있다가 이제 가봐야 한다고 말했죠. 그 당시 우리 딸이 뇌종양 수술을 부룩클린에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거던요. 조지가 그 말을 듣고 저를 보면 뭐라 했는 줄 아세요? '내가 같이 가줄까?'... 그 친구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이 말을 하면서 이제 할아버지가 된 링고 스타가 흐느낍니다.

마틴 스콜시즈는 이미 여러 편의 음악 다큐를 만들었습니다. 더 밴드의 다큐 <라스트 왈츠>, 블루스의 명인을 찾아가는 연작 다큐 <더 블루스> 중 하나인 '필 라이크 고잉 홈', 밥 딜런에 대한 다큐 <노 디렉션 홈> 그리고 롤링 스톤즈에 대한 다큐 <샤인 어 라이트>. 여기에 또 하나의 명작을 하나 더 추가한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스콜시즈가 가장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인물에 대한 전기적 묘사입니다. <성난 황소>, <애비에이터>, <J 에드가> 같은 영화들도 일종의 전기 영화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뮤지션에 대한 것만 다큐로 찍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해보면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찰리 파커에 대한 영화 <버드>와 같은 예외는 있지만 극영화로 만들 때 악기를 다루고 노래를 부르는 뮤지션들을 연기하는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대규모 관중을 따로 모아 엄청난 제작비를 소모하기 보다는 공연 장면을 다큐로 만드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보다 제 생각에 스콜시즈는 다큐 작업을 하나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촬영된 영상을 여러 숏으로 이어 붙이고 필름 풋티지를 여기에 덧대면서 영화적 리듬을 만드는 작업이 스콜시즈가 정말 잘하는 것이거던요. 스콜시즈는 편집에 엄청 노력을 기울이는 감독입니다. 어떤 경우는 촬영이 끝난 필름을 들고 1년 가까이 쉬지않고 편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 <조지 해리슨>에도 영상과 음악이 절묘하게 달라 붙습니다. 3시간 28분짜리 훌륭한 연주들 듣는 기분이 듭니다.

비틀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권해드리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