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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를 둘러싼 논란 보도에서 KBS가 “색깔론을 앞세워 여론몰이에 나섰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본부)는 25일 뉴스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대통령 사퇴촉구’와 ‘발언 논란’으로 압축될 수 있는 미사 내용에 대해 KBS 뉴스는 ‘대통령 사퇴 촉구’는 축소하고 ‘발언 논란’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KBS 메인 뉴스인 <뉴스9>는 지난 23일 3번째 “시국미사 중 北 연평도 포격 옹호 발언 파문” 리포트에서 “상처가 여전한 연평도 포격 사건이 새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 미사에서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제단은 박근혜 대통령 사퇴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스9>는 “강론에 나선 한 신부가 3년 전 북측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다”며 박창신 신부가 지난 22일 시국미사 자리에서 “NLL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훈련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에요”라고 한 발언을 전했다.

▲ KBS <뉴스9> 11월 23일 3번째 리포트 “시국미사 중 北 연평도 포격 옹호 발언 파문”(위)와 24일 톱뉴스 “사제단 신부 발언, NLL 수호 의지 악영향” 리포트(아래). ⓒ화면캡처

이에 대해 <뉴스9>는 “언로가 보장돼 있고 민주적인 절차가 지켜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를 등에 업고 정치 구호를 외치면서 분란과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9>는 다음 날인 24일 톱뉴스 “사제단 신부 발언, NLL 수호 의지 악영향” 리포트에서도 해당 발언을 보도한 뒤 이어진 3개의 리포트 “여 ‘국민에게 사과해야’…야 ‘여당도 책임’”, “‘명동성당에 폭발물 설치’ 협박…항의 시위”, “서울대주교 ‘직접 정치 개입 사제몫 아니다’”에서도 시국미사와 연평도 발언과 관련된 논란을 다뤘다.

그러나 KBS는 이틀 동안 이어진 관련 보도에서 박 신부의 연평도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박 신부는 지난 22일 시국미사에서 정권의 ‘마녀사냥식 종북몰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연평도 사태를 언급한 바 있다.

KBS본부는 “KBS <뉴스9>는 당시 미사에서 NLL 발언이 나온 맥락에 대해서는 거두절미하고 가장 자극적인 부분만을 편집해서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있다”며 “발언의 취지를 무시한 채 과격성만을 부각시켜 대통령 사퇴 요구에 대한 물타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KBS본부는 “이날 이루어진 (사제단 관련)논평이나 발언을 선별적으로 편집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일방적으로 매도했다”며 “톱부터 네 꼭지를 보도했는데 사제단이 왜 그런 문제제기를 했고 발언의 진의는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는 꼭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KBS본부는 “KBS기자협회의 보도국장 신임투표 결정과 이사회의 수신료 현실화 논의를 즈음해 한 동안 잠잠하더니 다시 정권 편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단독처리 방침이 정해진 뒤 더 이상 야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KBS본부는 “언로가 보장되고 민주적인 절차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며 “과연 KBS 뉴스가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 받아보자는 제안도 회피하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