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영화제 때는 바빠서 베팍을 찾지를 못하고 끝나고 나니 소소한 것들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이번 영화제 때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은 탕웨이 바로 뒤에서 영화를 본 것이었습니다. <뷰티풀 2012>라는 옴니버스 영화인데, 그 중의 한편이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연기>라는 영화였지요.

영화는 무척 안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김태용 감독이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할 줄 아는 것은 몇개 밖에 없는 듯해요. 이 영화는 <만추>의 한 장면과 유사합니다.
영화 시작 전에 무대인사를 위해 공효진, 박희순과 함께 올라왔더군요. '제주도에 여행간 것처럼해서 3박 4일동안 놀면서 찍었다'더군요
본인 말대로 딱 그 정도였습니다. 3박 4일을 가도 수작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3박 4일짜리 영화가 있는데 후자 쪽이더군요.

암튼 이 영화는 논외로 치고, 무대인사 중에 "저 관객석에 탕 웨이씨도 앉아 계십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순간 제 앞에 가죽 잠바를 입고 수수하게 앉아 있던 아가씨가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드는 것이었습니다.. 심장이 멎을 뻔 했습니다.

근디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이대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겁니다. 탕웨이가 굉장히 당황해하더군요. 진행자가 그만 찍어달라고 하니깐 하나 둘 휴대폰을 내리는데.. 어디서 생긴게 딱 양아치 같은 넘이 탕웨이 옆에 앉더만 얼굴에 바짝대고 사진을 찍는겁니다.(김태용, 박희순, 공효진이 앉을려고 세자리를 비워놓았어요. 거기에 앉은 거죠)

탕웨이는 너무 놀라서 그 쪽을 쳐다보지 도 않더군요. 보디 가드가 나와서 제지를 하니깐 이 자식이 보디 가드를 칠 기세로 째려보더군요. 보디 가드는 점잖게 그만 하라고 팔을 잡았는데.. 이 양아치는 정말 칠 기세더군요. 아마 쳤다가는 그날 영화관 분위기 엄청 나게 안 좋았을 겁니다. 보디 가드 계속 제지를 하니깐 목을 빙 돌리면서 자기가 엄청 기분 상했다는 표정을 짓더니 결국 앞줄로 옮겨 사진을 찍고 가데요.

일마가 아마 사진을 열 장도 넘게 찍었을 겁니다. 그 와중에 탕웨이는 참 좋은 매너를 보여줬어요. 일부러 내색을 안하려고 하고..
김태용 감독과 찍은 <만추> 때문에 이 영화를 보러 왔는 것 같은데.. 공효진은 자신의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데 끝까지 앉아 나머지 두 편을 미동도 안하고 열심히 보고 가는 겁니다. 애써 스타인 척 안하고, 차분하고 그러면서 귀품이 흐르는 배우였습니다.

한 시간 반을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황홀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