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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히려 포심 제구가 안되서 실망을 좀 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포심 제구는 잘될 줄 알았는데 공이 아주 날리더군요. 오늘은 처음이기도 하고 추워서 그랬겠거니... 다음 경기를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포심도 미끄러워서 제구가 안되는거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그렇게까지는 생각안해요. 저번에도 말했지만 무브먼트에 영향이 있긴 하겠죠. 그런데, pitch fx 분석으로는 상하 좌우 무브먼트조차 (한국에서의 피칭밸류와) 비슷하게 나왔었습니다. 그럼 거의 영향없는거죠. 

그럼 왜 포심이 날린 거냐고 물을 수 있는데, 일단은 무게 중심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류현진이 시즌 중 한창 컨디션이 오를 때는 무게중심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2루에서 홈 방향으로 곧장 이동합니다.

wbc에서 일본 상대로 불펜으로 나와서 전력투구를 한 건데요. 전력투구임에도 구속이 148 이하에 그치죠. 불펜 스타일로 빨리 몸이 풀리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런 듯. 

하여간 이 당시 무게중심이 시즌 중 모습이랑 비슷합니다. 

그래도 공이 전체적으로 높긴 하죠? 아마 공에 따라 손가락 악력에 대한 감각이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이 문제는 차차 나아지리라 기대.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상하 움직임이 적은 모습인데, 

류현진이 던지는 체인지업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립을 대충 잡고 던지는 거랑 제대로 잡고 던지는 거. 

이걸 이해하려면 체인지업이라는 구질을 좀더 자세히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체인지업이란 팜볼이라는 것에서부터 발전한 겁니다. 직구의 경우 손목의 스냅으로 인한 힘과 손목과 손가락 사이의 너비로 인한 토크가 공에 더 실리죠. 

그런데 팜볼은 그런 토크를 손목은 그대로 쓰되, 힘과 작용점 사이의 거리를 줄여 토크를 줄이는 겁니다. 팔스윙을 똑같이 해도 공에 싣는 힘은 큰 차이가 나게 되죠. 

써클 체인지업은 위에서 발전해서 어느 정도 실밥마저 잡아 공에 회전마저 주는 형태입니다. 이 경우 공의 회전축 각도나 그립의 변화에 따라 공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죠. 

류현진은 자신의 경험으로 인한 가장 큰 낙차를 보이는 써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가지고 있고, 그냥 대강 잡아서 자기도 어느 정도 휠지 잘 모르고 던지는 써체를 또 던져요. 이 경우는 실투도 자주 나오더군요. 아마 써클 체인지업의 낙차에 변화를 주고 싶고 결정구를 상대 눈에 익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 같은데, 

오늘 써클 체인지업의 낙차를 보면, 자신의 결정구로 던지는 써체는 아닌 거 같습니다. 

두 체인지업의 낙차 차이는 아래 17탈삼진 영상에 잘 나타나요. 땅에 가깝도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결정구로 던지는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