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조선은 중농주의가 최선인 나라였습니다.
- 작성일
- 14-05-21 16:16
보통 땅파먹고 사는 중농주의 극단화를 까는 분들의 잘못된 예시로 전 두가지를 꼽는데.
'차라리 고려가 나았다' 거나 유럽. 특히 영국과 비교한다는겁니다. 두가지가 모두 같은 인식에서 출발하는데... 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고려가 나았다는 것도 결국은 대는 근거로 동시대 영국과 비교하는 분들이 상당하거든요.
상공업 위주의 국가를 세웠다면 제국주의 국가로 발전하거나 일본처럼 개화를 제대로 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라.
문제는 한반도가 유럽을 이용하는 영국에 비해서 해로를 통한 무역이 번성하기에 상당히 까다롭다는겁니다.
북으론 약탈 안할테니 식량좀 주세요 하는 여진족이라 말정도 밖에는 거래할 자원이 없고.
서쪽의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긴 하지만 동쪽의 일본이 그만한 교환자원이 있질 않고.
동아시아의 해상무역은 지중해+북해 벌크무역에 비해서 여러가지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일단 중국이 명 이후로 해상 무역을 관에서 차단하고 있고. 안전한 지중해+북해에 비해서 황해는 원양 항해의 난이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남쪽으론 의미있는 교역 루트를 뜷으려면 동남아까지 가야 하는데.... 상당한 인구의 유출+배를 만들기 위한 임산자원의 황폐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요. 유럽선원들이 소고기만 좋아해서 각기병에 걸리듯이. 왜구들도 쌀만 좋아했습져.
나중에 원양항해 뛸일이 많아지니 일본애들도 각기병에 걸려서 선원의 소모가 대단했다는 얘기도 있고 ㅇ_ㅇ
해양기지를 여기저기 만들고 유지할 능력이 얼마나 있냐부터 시작해서 조선이 상공업 국가로 거듭나기에 쉽지가 않습니다.
동아시아 무역의 국제 질서가 조공과 책봉이고 그 시스템 밖에 밀무역과 약탈이 일상인 왜구가 있는건데 전자를 무시하고 후자를 고르기엔 그래도 땅덩어리가 연결된 한반도의 특성상 고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바이킹이며 영국애들도 힘이 팽팽하다 싶으면 거래하고 오는거지 결국 만만하면 해적질하는게 일상이었습니다.
배와 선원에 투자하면 이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죠. 영국은 해적에게 기사 작위도 주는 나라니.
조선은 중기까지 세계 최고 비율의 인구부양력을 보여주는 동네였고. 이게 다 중농주의에 매진한 결과입니다.
그 상공업에 유리한 환경을 가진 영국만 봐도 결국 사람보다 돈이 최고라는걸 대영주들이 알게 되자 대량의 아사자가 생겨났습니다.
우리야 책의 글귀로 인클로저 운동이 상공업을 촉진시키니 어쩌니 배웁니다.
그러나 닥친 현실이라면.... 소작하던 땅에서 내쫓겨서 상당수는 굶어죽고 나머지가 도시로 흘러가서 죽지 않을 정도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되는걸 얼마나 견딜수 있을까요 ㅇ_ㅇ
근대화란 그렇게 폭력적인 것입져.
그러나 초기 시스템의 성공은 안주하는 지배층을 만들어내서 다음 개혁의 대상이 된다는 문제가 생기긴 합니다. 중기 이후로 가면서 보수화된 조정 중신들의 발언을 보면 현기증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만 보고 살면 되는 조공 체제는 중국이 종이호랑이인걸 확인하는 순간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한반도에서 사는 사람들은 국제정세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는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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