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하아 답답하네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그냥 여기에 푸념이나 늘어놓으렵니다.

또 부모님과 관련된 일이에요
예전에도 몇번 관련 글을 올렸던 것 같네요.

암튼...

22개월 된 제 아들녀석은 제가 옆에 있어야 밤에 잠이 듭니다.
제가 야근을 하거나 약속이 있어서 집에 늦게 들어오게 되면 상관이 없지만
아들녀석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제가 집에 오는 경우 (사실 이런 경우가 대부분입죠)
제가 집에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저와 와이프님이 모두 옆에 있어야 잠자리에 듭니다.

간혹 제가 다른 방에 가 있고 와이프님께서만 아들녀석과 같이 잠자리에 들려 하면
아들녀석께서 쪼르르 제게 달려와 같이 가서 자자고 합니다.
이러길 벌써 수개월 되었네요.

몇개월 전에 한창 아들녀석을 재우고 있는데
제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어요.
진동으로 해두었는데도 밤엔 집이 워낙 조용하다보니 진동이 다 들리더랩죠
잠에 막 들려던 아들녀석께서 깨버렸어요.
좀 민감한 성격이긴 한가봅니다.

근데 아마 아버지 어머니 이신분들은 아실거에요.
아기 재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어차피 아이도 깼고 진동은 계속 울려대길래 가서 받아보았더니 부모님이었습니다.
사정을 설명드리면서 여차저차 여자처자 하니
앞으로 저녁시간대에는 정말 급한일 아니곤 일과시간에 전화하시라고 부탁드렸습죠.
정 전화하실 일 있으면 문자를 남겨주시고 제가 좀 있다가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어요.

그러곤 몇개월 간 별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약 1주일전부터 아들녀석이 심한 감기에 시달렸습니다.
열도 심한 와중에 코가 막히고 가래기침도 계속되어 자다가 깨기 일쑤였죠.
그러다 보니 밤에 재우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와이프님도 그렇고 요며칠 계속해서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네요.

암튼 이런 와중에 오늘 아들녀석을 겨우겨우 재웠다 싶었는데
멀리서 제 핸드폰 진동소리가 울리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아드님께서 깼습니다.
일단은 무시하고 다시 재우려 했는데 끊기더니 또 울립니다.
진동을 무음으로 바꿔야겠다 싶어 핸드폰으로 가서 집어 들었는데 부모님입니다.

전 진동을 두 번 들은거 같은데 기록을 보니 무려 네 번이나 전화를 하셨었네요.
급한일이 있나 싶어서 바로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하셨었답니다.

좀 많이 허탈하더군요.

그래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예전에 제가 이러이러한 일로 부탁을 드리지 않았었냐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들네 집에 맘대로 전화도 못하냐고 막 화를 내십니다.

요즘 아들녀석이 계속 아파서
가뜩이나 저도 심신이 피곤한데 부모님께서 그러시니 저도 많이 화가 나더군요.
부모님께선 한소리 하시면서 퉁명스럽게 끊으십니다

그러고보면 아들녀석이 원래는 혼자 잠자리에 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마 약 7개월 전에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부터 잠자리에 혼자 못들게 된 거 같아요.
그 이후 계손 혼자 잠들게끔 하려고 노력은 햇었는데
여의치 않다보니 결국 와이프님이 함께 잠자리에 있어야 잠들게 되었고
언젠가부턴 저도 있어야 잠에 드는 식이 되어버렸네요.

점차 혼자 자게끔 저와 와이프님도 노력을 조금씩 하려고는 하고 있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절대 아니고
시도한다 하더라도 몇개월 걸리게 마련이지요
당장 오늘 가뜩이나 아픈 아들녀석을 재워야 하는 것도 있구요

암튼 이런 사정을 몰라주고 부모님께선 당신네들 생각만 하시니
저로선 허탈하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다행히, 하지만 좀 많이 오래 걸려 아들녀서을 재우고
하루종일 아픈 아이와 씨름하느라 와이프님도 지쳐서 잠들었네요.


이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