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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언론에서 그런 말 많이 합니다. 코리언 무비는 폭력적인 복수극이 많다는 거죠.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같은 복수 3부작을 비롯해서 <오로라 공주>, <악마를 보았다>, 최근의 <피에타>와 <26년후>에 이르기까지 세어보면 이보다 훨씬 많이 나올 겁니다.

TV 드라마에서는 가난하게 살던 주인공이 출생의 비밀이 해결되면서 신분이 상승하는게 많죠. 이것은 지금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출생의 비밀'과 '복수'는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는 것은 더 이상 '노력'으로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출생의 비밀'이라는 닳고 닳은 소재를 써먹는 것이죠. 시청자들에게 '출생의 비밀'보다 더 거짓말 같은 것은 '노력에 의한 지위 상승'이기 때문입니다.

'복수'는 사법적 테두리망 안에서 피의자의 억울함이 해소되지 않기에 시도되는 사적 응징의 방법입니다. <부러진 화살>이 흥행을 한 것에도 영화에서 다루어진 사건의 미심쩍은 부분들 보다 일반인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더 컸기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검찰은 권력의 편에 있고 경찰은 무능하다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기에 사람들은 스크린을 통해서 원한을 대신 풀려고 합니다. 숱한 악마적 캐릭터들을 응징하는 한국의 복수 영화들이 용납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며 <26년>은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살풀이입니다.

이명박 정권 --> 박근혜 정권으로 바뀌면서 이제 많은 사건들이 묻혀질 것입니다. 사회는 80대 20의 균열이 더 공고해질 겁니다. 그리고 변형된 형태의 더 많은 복수를 다룬 영화와 출생의 비밀을 다룬 드라마들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그게 다음 정권하의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풍경일 것입니다.